선박용 소형 원자로(SMR), 적용 어디까지 왔는가?

KR은 지난 2월 KR 컨퍼런스 2023을 개최하고, ‘선박용 소형 원자로(SMR)와 SMR 연계 그린 수소 생산, 어디까지 가능한가’를 주제로 전문가 발표와 토론을 통해 선박용 소형 원자로 관련 기술 현황을 관계자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달성이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대두되면서 탈탄소화를 위한 세계의 목소리는 더욱더 커지고 있다. 더불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안과 함께 지정학적 위기가 심화되면서 세계는 자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SMR의 가치 또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컨퍼런스 주제의 논의 배경이다.

현재 주요 각국은 국가별 환경에 맞는 SMR 개발 지원책을 추진 중이며, 여러 개발 회사들은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독자적 모델을 개발 중이다. 한국은 최고 수준의 원자력 공급망과 연구개발 역량을 토대로‘혁신형 SMR(i-SMR)’ 개발을 착수한 상태이며, 정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속적‧전략적 지원 및 역량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80여 종 이상의 SMR이 개발 중에 있는데, 대형 원전에서 입증된 기술력을 토대로 경수형 SMR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다양한 기술의 SMR이 각기 다른 개발 및 배치 단계에 있다.

친환경 선박, 친환경 해양 에너지 생태계 구성에 해양 SMR은 필수 요소이며, 북극해 북극항로의 부각으로 극한 환경 운항을 위한 원자력 추진 선박 시장은 확대될 전망이다. 부유식 발전함, 수소 생산, 해양도시 개념 등 부유식 원전 활용과 관련 있는 해양용 원전 시장 또한 확대될 전망이다. 원자력 추진 선박은 기술적으로 충분한 검증이 되어 있으나 상선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합의가 필요하다. 세부적인 기술은 차별점이 있지만, 군용 특수 목적 선박에서 이미 검증되었더라도 상용 선박의 경우 여러 나라를 경유하기 때문에 다양한 국가가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규제·인허가 체계가 필요한 것이다. 부유식 원자로의 해양 적용을 위해서는 원자력 업계 주도로 업계 간 상호 기술 협력이 필요하며, 발전선 설계는 원자력 안전을 고려한 조선업계 주도로 진행 및 선급 등 기술 인증 기관을 활용한 기술 체계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용융염 원자로 기반 해양시스템 고려 사항으로는 사고 시 원자로 안전성 확보, 보수, 국제기관 IEA, IMO 규제, 경제성 및 사회적 수용성(CAPEX, 선박 운항 항로, 사회적 수용성 확보 등) 등이 있다. 한국의 원자력 연구원은 용융염 원자로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2023년 12월에 기술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전하였다.

‘무탄소 선박연료로서 암모니아의 전망’ 발간

KR은 IMO의 강화되는 환경규제 및 유럽 지역의 Fit for 55 패키지 법안 통과 등 다양한 불확실성 속에서 선사가 미래 선대계획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대표적인 무탄소 연료 중 하나인 암모니아에 관한 기술문서 ‘무탄소 선박연료로서 암모니아의 전망’을 서울대학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발간했다.

해당 기술문서는 암모니아 추진 선박의 기술적 특성, 위험 요소, 대량 생산 가능성, 벙커링 인프라 등을 분석하고 현재 상황에서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와 가정을 통하여 타 대체 연료와의 상대적 비교를 수행함으로써 선박 연료로서 암모니아의 가능성을 분석하였다.

먼저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 챕터에서는 연료로서 △암모니아의 특성 △주요 엔진 개발 동향 △암모니아 연료 공급 시스템 △탱크의 특성 및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 관련 규정 개발 동향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암모니아 추진선의 상용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마일스톤은 암모니아 엔진의 상용화인데 MAN, Wartsila, WinGD, 현대중공업 그룹, STX엔진 등 주요 엔진사에서 암모니아 엔진을 개발하고 있으며, 2024년 이후 출시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청정 암모니아 생산 및 벙커링 챕터에서는 △청정 암모니아 생산 주요 프로젝트 △청정 암모니아 시장 및 가격 △암모니아 물류 및 벙커링 현황을 다루고 있다.

다음 그래프는 2050년까지 그린 암모니아와 블루 암모니아의 가격을 예측한 결과다. 2030년까지는 그린 암모니아가 블루 암모니아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2030년 이후에는 둘의 가격이 유사해짐을 알 수 있다. 그린 암모니아의 가격 하락에는 해당 시장의 성장, 대량 시장 유통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암모니아 생산 인프라의 경우, 매년 약 1.8억 톤에 달하는 그레이 암모니아가 생산 및 운송되고 있어 항만에서의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38개의 수출 터미널, 88개의 수입 터미널이 운영 중이며, 그중 6개는 수입과 수출이 가능한 터미널이다. 이미 전 세계에 수출입 항구와 기반 시설이 구축되어 있으며, 그린 암모니아 생산 및 수출 프로젝트의 증가와 함께 암모니아 벙커링 항구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챕터에서는 수소 운반 수단으로서의 암모니아를 소개하고 있다. 해사업계에서 암모니아는 선박 연료로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많은 국가·기업들은 암모니아를 효율적인 수소 운반 수단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암모니아의 수요는 대부분 비료 제조 분야이지만, 향후 수소 운반 수단으로서 암모니아가 활성화된다면 대량 생산 인프라가 갖추어지게 됨에 따라 가격 인하와 함께 수급이 용이한 보편적인 선박 연료로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차세대 연료 현황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암모니아의 기술적, 경제적 불확실성, IMO 규제에 따른 탄소세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집할 수 있는 여러 정보를 통하여 연료 가격과 탄소세를 예측하여 LNG에서 암모니아로의 연료 전환이 일어나는 시점을 분석하였다. 이외에도 대표적인 탄소중립 연료인 바이오·그린 메탄올과 암모니아와의 장단점 분석 결과를 담았다.

선박 연료로서 암모니아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암모니아 엔진 등 기술 개발의 불확실성, 암모니아의 독성에 따른 안전 문제, 그린·블루 암모니아의 생산 및 벙커링의 불확실성 등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해당 기술문서는 KR 홈페이지(www.krs.co.kr)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LDA사의 그린 수소 및 암모니아선, 개념 승인 획득

KR은 프랑스 해운 회사 루이드레퓌스(LDA)의 그린 수소 및 암모니아선 ‘FRESH(Floating Renewable Energy Solution for Hydrogen Vessel)’에 개념 승인(AIP, Approval In Principle)을 수여했다.

AIP를 받은 FRESH 선박은 LDA사의 자회사 LDPL(Louis Dreyfus Ports and Logistics)이 개발한 수소 선박용 부유식 재생에너지 솔루션이 탑재된 선박으로, 선상에서 암모니아를 분해(Ammonia Cracking)하여 수소 형태로 저장·공급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 적용됐다.

FRESH 선박은 이와 같은 에너지 전환을 통해 세계적인 탈탄소화 추세에 맞추어 탄소 집약도를 낮추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R과 LDPL사는 기존 선급 규칙만으로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선박의 승인에 한계가 있어, 2025년까지 FRESH 선박의 상용화를 목표로 적합한 기술 및 규칙 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2022년 9월 체결한 바 있다. 그리고 마침내 2022년 11월 1일, KR은 FRESH 선박에 대한 선급 규칙 및 국내외 규정 검토를 통해 안전성과 적합성 검증을 완료하고 개념 승인을 수여했다.

LDA의 운송 및 물류 부문 전무이사(Managing Director) 마티유 뮤조(Mathieu Muzeau)는“FRESH 선박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고 하며 “LDA는 해사 산업의 탈탄소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선박 개발을 위해 KR과 협력하였으며, 이번 개념 승인은 신기술이 접목된 선박의 빠른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KR은 LDA사와 10여 년간 이어온 협력을 바탕으로 양 사의 탈탄소 에너지 물류를 발전시킬 독보적인 기술을 계속해서 확보하며, 해사업계가 탈탄소화 노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기술적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메탄올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탱커선 공동연구(JDP)

KR은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선박 기술 확보를 위해 세계 Top Class 조선소들과 긴밀하게 공동연구를 수행 중이다.

KR-UPA, 메탄올 연료 추진 선박 활성화 협력

KR은 울산항만공사와 지난 11월 18일, 메탄올 연료 추진 선박 활성화와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 항만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글로벌 탈탄소화 추세에 따라, 메탄올은 기존 선박 연료유 대비 대기 오염 물질 배출을 상당히 저감시킬 수 있으며, 상온에서 저장과 운송이 가능한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발주를 시작으로, 최근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은 9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발주하였다.

이번 협약은 이러한 해운·항만 시장의 저탄소 에너지 전환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국내 메탄올 연료 추진 선박과 벙커링 신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자 마련되었다.

두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하여 메탄올 연료 추진 선박 및 벙커링 관련 제도 정비 및 규제 해소, 울산 지역 상업용 탱크 터미널을 연계한 메탄올 벙커링 구축을 위한 울산항 테스트베드 활용, 울산항 기반의 국내 항만 메탄올 연료 공급 인프라 구축 등의 사업 추진에 서로 협력할 계획이다.

‘친환경 기술 및 해양 탈탄소화, with KR’ 세미나 개최

KR은 2022년 12월, 부산에서 ‘친환경 기술 및 해양 탈탄소화, with KR’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이번 세미나는 점차 강화되고 있는 온실가스 규제와 탄소중립 트렌드를 신성장 산업으로 전환하여 성장의 기회로 만들고, 각 해사 산업계 간 긴밀한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총 2개 세션으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류민철 PD가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 R&D 현황 및 전망’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로 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제1세션에서는 ‘해사산업 탈탄소 전환을 위한 극복 과제’라는 주제로, △KR의 대체 연료 및 전기·하이브리드에 대한 규제 극복을 위한 추진 시스템 전환(KR 임동국/김경화 책임연구원) △선박 에너지 효율 개선 시스템(KR 김상엽 책임연구원) △정책 및 시장 기반 대응 원스톱 서비스:KR GEARs(KR 이현주 책임연구원)까지 4개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2세션에서는 ‘글로벌 에너지 변화와 친환경 운송’이라는 주제로, △탄소중립 밸류체인:암모니아·이산화탄소 운반선(서울대 서유택 교수) △조선산업의 극복과제:수소 선박과 극저온 기자재(부산대 이제명 교수)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각 세션별 주제발표 이후에는 ‘IMO 환경규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KR 송강현 친환경선박해양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아 한국해운협회 이철중 이사, HMM 김영선 팀장, 그리고 2세션의 주제발표자가 토론에 함께 참여하여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에서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탈탄소화 대응방안 중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선사, 조선소, 기자재 및 선급 등 업체 간 긴밀한 정보 교류가 필수적이라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번 세미나는 해사업계 간 정보 교류는 물론, 상생협력을 도모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평가받았다. KR은 해사업계가 탈탄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기술 세미나 또는 정보 교류의 장을 계속해서 만들어 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