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s
KR Decarbonization Magazine
VOL.03 | Summer 2023
HFO를 사용하는 현존선의 CII 향상 방법
KR 친환경선박해양연구소장 송강현 |
CII 향상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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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친환경 연료 선택,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해운산업은 탈탄소와 관련하여 금년 7월 IMO의 가장 중요한 결정을 마주하고 있다. 그것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GHG Strategy에 대한 확정이다. IMO 2050 탄소중립 목표가 확정이 되면 2027년 이후 Carbon Intensity Index(CII) 기준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강화된 CII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해운업계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적용하여야 한다.
CII를 만족시키는 것은 특히 전체 선박의 90%가 HFO를 사용하는 현존선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LNG 또는 메탄올로의 연료 전환을 하기 위한 개조는 엔진 및 연료 공급 시스템의 교체를 전제하므로 신조 대비 높은 추가 비용이 요구되고 개조 기간 동안 영업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적 방법① 선속 감소
CII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적, 운항적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기술들이 얼마나 경제적인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우선 기술적으로 가장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은 선속을 줄이는 것이다. 선박의 저항은 속도의 3승에 비례한다. 따라서 운항 속도를 줄이면 선사는 현저하게 연료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 선사는 매년 강화되는 CII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단계적으로 속도를 줄여가며 CII를 최소 C 등급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선박의 속도를 줄이는 것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화물 운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선대관리 또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속도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고 비즈니스 측면에서 허용할 수 있는 최저 속도까지 낮춘 이후에는 CII를 향상시키기 위한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기술적 방법② 바이오 연료 혼합
연료 절감 장치(ESD, Energy Saving Device)를 사용하여 선속을 원하는 만큼 증가시키는 것은 기술적으로 대단히 어렵다. 따라서 Drop-in Fuel 형태의 바이오 연료를 혼합하는 방법이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바이오 연료는 가격이 HFO 대비 3배 가량 비싸고 원료 공급 문제로 인하여 생산량이 제한되어 가격이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연료를 확보하기 위하여 항공이나 차량 등 다른 산업과의 경쟁이 필요하다. 다만 다행인 것은 선박 분야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외 에너지 회사에서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고 점차 생산량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선사는 CII가 강화됨에 따라 B20, B30, B50, B100과 같이 혼합 비율을 높여가면서 대응할 수 있다. 향후 CII를 D 또는 E 등급을 받았을 때의 페널티 또는 시장조치 기반으로서의 탄소세 등이 확정된다면 선사는 이 과정에서 비용 대 손익을 분석하여 혼합 비율을 결정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술적 방법③ 연료 절감 장치
바이오 연료는 대단히 비싸기 때문에 선사는 한 방울의 연료라도 절약하기 위하여 다양한 연료 절감 장치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각각의 연료 절감 장치가 선박의 전체 효율에 기여하는 부분은 2~5%에 불과하지만 연료유 가격이 상승할수록 페이백 타임이 줄어들면서 선사는 상당히 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연료 절감 장치를 고려할 때의 핵심적인 요소도 바이오 연료와 마찬가지로 경제성이다. 대표적인 ESD로서는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핀, 러더벌브, 덕트 등 프로펠러로 유입되는 유속을 증가시켜 효율을 향상시키는 방법, 낮아진 선박 속도에 맞게 프로펠러를 교체하거나 선수 형상을 개선하는 방법, 저마찰 도료의 사용 등이 있다. 또한 공기 윤활 장치, 로터세일, 윙세일, 축 발전기 등 추가의 연료 절감 장치를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연료 절감 장치는 여러 개를 동시에 설치할 경우, 조합에 따라 효율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각 선종별, 사이즈별 특성에 따라서 일부의 장치는 효과가 미미할 수도 있으므로 선박별로 최적의 조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또한 선사 입장에서는 개발 공급자가 제시하는 성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절차 및 전문성을 갖춘 기관의 3자 검증이 필요하다.
운항적 방법
운항적인 방법으로는 선박 속도 최적화, 트림 최적화, 최적 항로, 항만에서의 상·하역 최적화 및 육전 사용 등이 있다. 운항적인 방법에 의한 CII 향상은 얼마나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느냐와 얼마나 적절한 분석 기법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인다. 완전히 동일한 두 선박이 동일한 항로를 운항할 경우에도 두 선박의 등급이 달라질 수 있는데, 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원인 분석을 수행하고 최적 운항 패턴을 찾을 수 있다.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수록 더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으므로 2026년까지 3년 동안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함으로써 2027년에 강화될 CII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CII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처럼 다양한 기술적, 운항적 방법을 고려하고 비교 분석을 통하여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하여 공급 업체, 3자 검증 업체, 항만 당국 등과의 연계를 통한 협력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Innovative Energy Saving Technology
KR 선박해양기술팀 김상엽 책임 |
선박과 항로의 특성을 고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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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물동량의 증가에 따라 해운산업 분야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GHG, Green House Gas)의 총량이 날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 Inter govenmental Maritime Organization)는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규정을 마련하였다. 환경 규제 만족을 위해 일차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조치는 엔진 출력을 제한하는 것으로, 이는 자연스레 선속의 저하를 야기한다. 선속은 해상 물류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선사의 운용계획에 따라 조절되므로 무작정 제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동일 엔진 출력에서 선속을 증가시킬 수 있는 에너지 저감 기술(Innovative Energy Saving Technology)을 도입하여 환경 규제를 만족함과 동시에 선사의 목표 선속을 만족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에너지 저감 기술의 분류
국제해사기구(IMO)의 기준에 따르면 선박에 적용 가능한 에너지 저감 기술은 에너지 저감 동력원(메인 엔진 또는 발전기), 장치의 물리적 특성, 환경 요소가 성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Category A, Category B, Category C로 분류된다.
· Category A
Category A에 속하는 기술로는 Bulbous Bow 개조, Vortex Flow Control Fins, Rudder Fin, Duct, Nozzle 등이 있으며, 선체에 부가물을 부착하여 저항 감소 혹은 프로펠러 추력 증가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들이 있다. 이들은 선체의 일부로 간주되어, 선박 전반의 선속-동력 성능과 별개로 구분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 Category B
Category A와는 달리 장치를 켜고 끔에 따라 그 에너지 저감 성능을 선박의 선속-동력 성능과 구분할 수 있는 기술들을 Category B로 분류하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공기 윤활 시스템 (ALS, Air Lubrication System)과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WAPS, Wind Assisted Propulsion System)이 이에 해당한다.
에너지 저감 기술 종류
· Category B ① 공기 윤활 시스템
공기 윤활 시스템은 선저에 미세한 공기 입자를 분사하여 선체 표면과 물 사이에 공기층을 생성하고, 이를 통해 선박의 저항 (마찰 저항)을 줄임으로써 선박의 메인 엔진 에너지 소모를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에너지 저감 성능이 환경(바람, 파도 등)과 무관하다는 특징으로 인하여 Category B-1로 세분류된다.
공기 윤활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공기층이 선저에 잘 머물러있어야 하므로, 본 기술을 적용하는 선박의 흘수 및 선저 형상에 따라 에너지 저감 성능이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공기 윤활 시스템 자체의 주요 기술적 쟁점으로는 선저에 분사하는 공기 입자의 크기와 분사량, 공기 분사구의 위치 및 형상 등이 있다. 또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운용할 경우 선체 파울링 (Fouling) 억제를 기대할 수 있어 간접적인 에너지 저감 효과 및 선박의 유지 관리 비용 절감 측면에서의 이점 또한 존재한다.
· Category B ②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은 바람 에너지로부터 선박의 추진력을 얻는 기술이다. 해상 환경에 구애 받지 않는 공기 윤활 시스템과는 달리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은 운항 시의 풍향· 풍속에 따라 그 에너지 저감 성능이 변화하는 특성으로 인해 Category B-2로 세분류된다.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에는 소프트세일, 하드세일, 로터세일 등 여러 유형이 있으며, 최근에는 흔히 윙세일이라고 불리는 하드세일과 로터세일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드세일은 바람의 받음각을 조절하여 세일 주변의 공기의 속도 차를 발생시킴으로써 선박의 전진 방향 추진력을 생성하는 기술로, 세일의 단면 형상에 따라 그 성능 차이가 있다. 로터세일은 원형 실린더 형태의 세일을 회전시킴으로써 세일 주변 공기의 속도 차이를 유도(마그누스 효과)하여 추진력을 얻는 기술이다. 결국 하드세일과 로터세일 모두 세일 주변 공기 흐름을 조절하여 추진력을 얻는다는 점에서 그 특성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으로 얻을 수 있는 추력은 시스템이 바람을 받는 면적(Wind Projected Area)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하드세일의 경우 로터세일에 비하여 큰 규모로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로터세일은 규모 대비 추력 생성량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얻고자 하는 추력의 수준, 갑판 상부의 여유 공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의 주요 기술적 쟁점으로는 세일 형상(단면 및 종횡비), 복수의 세일 설치로 인한 상대 간섭 효과, 세일에서 발생하는 보텍스로 인한 공진 위험성 검토 등이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에너지 저감 기술은 적용 선박의 특성, 주요항로 등에 따라 그 효과에 큰 차이가 있으므로 모든 선박에 최고의 효율을 주는 에너지 저감 기술을 제안하기는 힘들다. 적절한 에너지 저감 기술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선박의 크기, 설계 및 선박의 운용 항로를 평가하여 선박에 가장 적합한 에너지 저감 기술을 선정하고, 초기 투자 비용과 예상되는 연료 절감량 등을 고려하여 선정된 기술 장치의 제원을 도출하는 일련의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해운산업 탈탄소화를 향한 단계적 대응 전략
KR 기술영업지원팀 허윤정 책임 |
GHG 규제 및 관련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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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탄소화 대응 전략의 방향성
올해 7월에 있을 IMO MEPC 회의에 모든 해사업계 관계자가 주목하고 있다. 이는 온실가스 규제와 관련하여 2018년에 세운 초기 전략이 개정 및 강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EU는 IMO 와는 별도로 탄소배출권 거래제(EU ETS) 및 전 생애 주기 평가 (Life Cycle Assessment) 관점에서의 페널티 규제인 FuelEU Maritime을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금융, 보험, 화주, 용선주 등 민간 단체에서도 개별 지표를 사용하여 규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듯 해운사들은 IMO 규제뿐만 아니라 EU 지역 규제 및 민간 규제의 요구 사항까지 준수해야 하는 전방위적인 탈탄소화 압박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요즘 해운사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이처럼 강화되고 다양해진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문의이다.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은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선박 본연의 디자인 요소들뿐만 아니라 운항 패턴과 해상 상태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경로, 속도, 날씨, 조류, 화물 계약 및 Fouling, Anchoring 시간 등과 같은 불확실성 요소들이 해결책을 찾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복합적인 영향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법 또한 여러 측면에서 검토할 수 있다. 모든 것을 단순히 단일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접근 방식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왜냐하면 한 가지 방법으로 모든 걸 해결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선사는 여러 가능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방법을 조합해야 한다. 또한 선종, 운항 패턴과 같이 선사에 적합한 개별적인 맞춤형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부터 시작하여 어려운 방법까지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접근 방식이 좋은 방향이 될 것이다. 이런 적용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기술적 검토에 더해 경제적 타당성 검토 역시 필수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전략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우선 순위
· 단계 1 | GHG 배출량 파악 및 감축 목표 설정
우선 선사는 보유하고 있는 전체 선박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CII 등급, EU ETS 및 FuelEU Maritime 같은 관련 규정에 대한 페널티 비용 등을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이 평가를 바탕으로 개별 선박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 단계 2 | 선박의 운항 조치를 통한 개선
첫 번째 개선 방법으로서 선박의 속도와 운항 경로의 최적화, 선체 클리닝 주기 개선, Anchoring 시간 및 Ballast Water 최소화 등과 같은 운항상 조치의 개선이 먼저 시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조치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적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몇몇 해운 회사들은 이미 스마트 선박 솔루션 플랫폼을 신조 선박에부터 적용시켜 전체 보유 선박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최근 모니터링 플랫폼 관련 제공 업체들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온실가스 관련 규제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업데이트될 것이 명확해지고 있으므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적용은 이제 필수 사항이 되었다.
· 단계 3 | 에너지 절감 기술 적용
운항상의 조치 이후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에너지 절감 기술의 적용이다. 선박용 에너지 절감 기술은 이전 단계에서 언급한 스마트 선박 솔루션 플랫폼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다. 프로펠러 앞, 뒤에 장착하여 추진 효율을 개선하는 여러 형태의 덕트나 핀, 러더벌브 등의 에너지 절감 장치는 이미 잘 알려진 방법이며, 선박의 마찰 저항을 줄여주는 저마찰 도료나 공기 윤활 시스템도 고려 대상이다. 또한 주 기관 및 보조 기관에 사용하는 에너지 절감 장치로서 Scavenge Air Cooler, VFD Control, LED Light, Micro Boiler를 적용하는 것도 좋은 옵션이다. 풍력 보조 장치, 축 발전기 또한 최근에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장치이다. 선박 내 탄소 포집 시스템 또한 개발 초기 단계이고 관련 규정 역시 아직 불확실성이 있지만 지속적으로 지켜볼 만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술들의 적용에 있어 보유하고 있는 선박의 실제 적용 효과, 비용 및 설치 시간 등을 평가하여 최적의 조합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박용 에너지 절감 기술의 분류
이 도표는 에너지 절감 효과 및 특성에 따라 에너지 효율 디자인 지수(EEDI) 계산 시 분류한 항목(Category A~C)과 주 엔진 및 보조 엔진 시스템 사용 에너지 개선에 관한 기타 항목(Etc.)을 나타낸 것이다.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설치 비용이 작은 A 항목이나 Etc. 항목이 우선적으로 추천되는 아이템이다. 또한 저마찰 도료나 주 엔진 및 보조 엔진 사용을 통한 에너지 절감(Etc.)은 모든 선박에 추천되는 항목이나, A~B 항목 중 일부는 경우에 따라 선종별, 운항 항로별로 추천하는 기술이 차이가 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컨테이너선의 경우 현재 실제 운항 속도가 건조 당시 최적화한 디자인 속도 대비 크게 감소했기 때문에 A 항목의 Bulbous Bow 및 프로펠러 개조도 하나의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B 항목의 공기 윤활 장치는 바닥이 편평하고 흘수가 낮은 선박에 효과적이며 풍력 보조 장치는 바람이 많이 부는 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에 조금 더 유리한 면이 있다. C 항목의 폐열 회수 장치와 태양광 전지의 경우는 추가 실용성 검토가 필요하여 현재로서는 권장할 수 있는 항목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개별 선박에 맞는 A 항목과 기타(Etc.) 항목에 속한 에너지 절감 기술들을 현재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그럴 경우 연간 연료 절감 효과는 10~20% 범위 내에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 단계 4 | 대체 연료 전환
현존선의 대체 연료 전환을 위한 개조는 부담스러운 추가 비용 및 설치 기간으로 인해 현재 권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규제 강도에 따라 앞으로 운항 기간이 많이 남은 저 연령의 선박은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추가 연료 저장 탱크나 시스템이 거의 요구되지 않아 개조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바이오 연료 또한 매우 매력적인 옵션이다. 가장 큰 제약은 지속 가능한 공급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 연료 저장 탱크의 배치 공간 추가 확보가 쉽지 않은 소형선에 있어서는 바이오 연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 규제 강화에 따른 발생 비용을 고려하였을 때, 어느 시점에서는 기존 선박을 새로운 선박으로 교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선박의 수명이 25년 정도임을 가정하였을 때 신조 시에는 디자인 최적화, 적용 가능한 최적 연료 절감 장치 적용과 더불어 대체 연료의 사용을 고려하여야 한다. 어떤 대체 연료를 적용해야 하는지는 기술적, 경제적 타당성 평가가 우선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즉, 대상 선박에 대한 항로, 이용 가능한 벙커링 항구, 연료 탱크 타입 및 배치 등을 고려하여 선박의 디자인에 대한 기술적 검토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CAPEX 비용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각 대체 연료별 사용 연료 비용, 온실가스 규제에 대한 페널티 비용, 유지 보수 비용 등을 평가하여 OPEX 비용을 계산해야 한다.
기술 발전과 향후 온실가스 규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각 선사에서 필요한 선박의 적합한 대체 연료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사 결정에 있어 이런 타당성 검토는 최소한의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징검다리로서 운항 조치와 에너지 절감 기술의 역할
결론적으로 해운 회사들은 점점 강화되고 있는 온실가스 규제에 대비하여 앞서 언급한 단계적 접근을 바탕으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 전략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일례로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이 에너지 안보가 점점 중요해지면서, 탈탄소화를 위한 단계 4에 해당하는 대체 연료로의 전환이 빠르게 도입되지 않을 수도 있다. 클락슨 보고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신조를 위해 투입된 자금이 연간 $92 Billion이었으나 향후 10년간은 연료 전환을 위해 이보다 1.6배 많은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 한다. 또한 탈탄소화 시나리오를 고려하였을 때 2050년까지는 4.4배의 비용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신조를 계획하는 해운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탈탄소화 이행 과정에서의 징검다리로서 운항적 조치 및 에너지 절감 기술(단계 2 & 3)의 역할이 지금보다 더 주목받을 수도 있다. 이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규제의 발생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것은 분명 해운업계에 도전적인 과정이지만 탈탄소화를 효율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일 것이다.
해운산업 탈탄소화를 위한 단계적 대응 전략
한국선급은 각 선사에 적합한 단계별 접근 방법에 관해 도움을 주고자 KR GEARS를 통해 CO₂ 배출량, CII 등급을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EU Fit for 55 규정과 관련하여 예상 페널티 비용 검토 및 대체 연료 적용에 대한 경제성 타당성 평가도 수행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몇몇 해운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각 사가 보유한 전체 선대에 대한 운영 패턴을 분석하고 고객 맞춤형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협력을 통해 한국선급이 탈탄소화 대응의 동반자로서 관련 해사업계 모두와 함께 해결책을 찾아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