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s
KR Decarbonization Magazine
VOL.06 | Spring 2024
선박 대체연료로서의 바이오 연료 특성과 고려사항
KR 대체연료기술연구팀장 문건필
|
선박 대체연료에서의 바이오 연료 역할
해운 분야에서는 온실가스 감소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높은 다양한 대체 연료의 적용이 예상된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GHG 규제는 선박 추진 시스템에서 배출되는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TtW, Tank to Wake)에 대한 규제이다. 하지만 향후에는 지구온난화지수(GWP, Global Warming Potential)가 높은 메탄(CH₄) 및 아산화질소(N₂O)를 포함한 온실가스에 대한 규제가 시행될 예정이며, 원료에서부터 이송, 연료 제조, 배출에 이르는 전 과정(WtW, Well to Wake)에 대한 GHG 규제가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예로 국제해사기구(IMO)의 LCA 가이드라인과 EU의 FuelEU Maritime이 있다. 이러한 GHG 규제 상황에서는 화석 원료 기반의 대체연료 추진선에서도 전 과정 평가에서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인정되는 연료의 사용이 예상된다.
이러한 대체연료들은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상호 보완적인 방식으로 미래 선대를 재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바이오 연료 또한 탄소중립 과정 중, 초기 이행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 연료는 바이오 매스에서 제조되며, 기존 내연기관과 인프라의 변경 없이 기존 연료와 혼합하거나 대체하여 사용할 수 있는 선박 대체연료 중 하나이다. 즉, 바이오 연료는 ‘Drop-in’ 연료로서 엔진 연료 시스템에 수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다수의 선사들이 바이오 연료 혼합 또는 대체 적용을 통한 해상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 연료의 적용을 위해서는 품질 기준, 안전성, 경제성 및 환경적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
바이오 연료의 종류 및 구분
바이오 연료는 식물성 기름, 동물성 지방, 폐식용유, 목재 폐기물 등 다양한 원료 및 제조 공정을 통해 생산된 친환경 연료이다. 본고에서는 디젤 엔진 또는 이중연료 엔진의 디젤 운전 모드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바이오 연료에 한정하여 설명하겠으며, 각 연료의 제조 공정과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FAME(Fatty Acid Methyl Esters)
일반적으로 바이오 디젤로 알려져 있으며, 식물성 기름, 동물성 지방, 폐식용유 등을 원료로 사용한다. 이는 메탄올과의 에스테르 교환 반응을 통해 제조되며, 연료 내 약 10%의 산소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FAME는 친수성이 강해 장기 보관 시 주의가 필요하며, 산화 안정성, 저온 유동성 및 재질 호환성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2. HVO(Hydrotreated Vegetable Oils)
FAME와 같은 원료 또는 목질계 바이오 매스 등을 사용하여 제조된다. 이 연료는 화석 연료 정제 공정과 유사한 방식으로 파라핀계 탄화수소를 형성하는 수소 처리 과정과 분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제조 공정에서 산소 함유 불순물이 제거되기 때문에 MGO 연료와 유사한 물성을 가지며, 장기 보관이 용이하다. 그러나 점도가 낮아 사용 시 윤활성을 확인해야 한다.
3. 급속 열분해 바이오 오일(FP Bio-oil)과 열수 액화 바이오 오일(HTL Bio-oil)
대기압에서 산소가 거의 없고 불활성 가스인 질소가 풍부한 고온(400~600℃) 환경에서 바이오 매스를 열분해하여 만든 연료를 급속 열분해 바이오 원유라고 하며, 이를 업그레이드한 연료를 급속 열분해 바이오 오일(Fast Pyrolysis Bio-oil)이라 한다. 반면, 열수 액화 바이오오일(Hydrothermal Liquefaction Biooil)은 적절한 크기로 분쇄된 바이오 매스를 물과 함께 혼합해 고압 및 고온 조건에서 열수 액화 과정을 거쳐 액체 상태의 열수 액화 바이오 원유를 업그레이드한 연료이다.
이 두 바이오 오일은 기술적 성숙도가 낮으며, 엔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연료 공급 시스템을 변경해야 한다. 따라서 엔진에 즉시 적용 가능한 'Drop-in' 연료인 FAME와 HVO에 대해 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또한 바이오 연료는 제조 원료에 따라 세대별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는 지속가능성과 환경 영향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 결과, 미세 조류 등을 이용하여 제조한 3세대 연료는 WtW 기준으로 탄소 집약도가 낮아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가장 크지만, 연료 구매 비용이 높다. 반면, 1세대 연료는 구매 비용이 낮지만 탄소 집약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낮다. 따라서 GHG 규제 대응의 용이성과 경제성 사이의 상반된 관계를 이해하고, 바이오 연료 적용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이오 연료별 기술 성숙도 비교
바이오 연료의 세대 구분에 따른 가격 및 WtW 온실가스 집약도 비교
바이오 연료의 사용 고려사항
현재 선박에서 사용되는 바이오 연료에 대한 국제 표준은 주로 7 v/v% FAME와 증유류 혼합 연료에 대한 기준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이와 관련해 국제내연기관협회(CIMAC, Conseil International des Machines a Combustion)의 가이드라인이 제공되고 있다. ISO 8217의 개정으로 바이오 연료와 기존 연료의 혼합에 대한 추가 요구사항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며, 탄소 중립 목표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바이오 연료 사용을 지원하는 추가적인 국제 표준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싱가포르는 이미 50 v/v% 또는 m/m%까지 해양 바이오 연료를 혼합할 수 있는 국가 표준을 선도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HVO 연료는 현재 해양 연료 표준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육상에서 사용되는 파라핀 디젤 연료에 대한 표준이 있다.
또한 엔진 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박에서의 바이오 연료 사용에 대한 해상 실증이 이뤄지고 있지만, 주로 단기적으로 이루어지는데다 소량의 바이오연료 또는 혼합유 사용에 한정되어 있어 획일화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 따라서 장기 사용에 따라 어떠한 문제점들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하기의 발생 가능한 문제점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1. 미생물 성장 억제
먼저 미생물 성장을 억제해야 한다. FAME 연료는 친수성이 강하여 장기간 보관 시 미생물에 의한 연료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미생물은 연료 시스템에서 슬러지 형성, 필터나 배관의 막힘 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량의 FAME 연료나 혼합유는 빠르게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장기 보관 시에는 연료 및 탱크의 온도 관리와 수분 제거가 필요하며, 살충제나 다른 첨가제의 사용은 환경 및 인체에 해로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HVO는 기존의 연료유와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저장 및 처리될 수 있다.
2. 산화 안정성 확보
다음으로 바이오 연료에 대한 산화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연료의 산화 안정성은 저장 및 사용 중 연료의 산화 저항성을 나타내며, FAME 연료의 불포화 화합물은 산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산화 과정의 결과물로 형성된 화합물은 필터, 세퍼레이터 및 연료 분사 장치의 막힘과 연료 시스템의 부식을 초래할 수 있다. 산화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산화 방지제를 첨가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으나, 선박에 공급된 바이오 연료에 이를 추가한 사례는 없다. 또한 특정 금속 이온들이 산화를 촉진할 수 있으므로, 부품 등의 재질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
3. 적정 온도 제어
또한 FAME는 저온 조건에서 유동성이 떨어지고, 왁스 출현 온도(WAT, Wax Appearance Temperature)와 왁스 소멸 온도(WDT, Wax Disappearance Temperature)는 제조 원료나 혼합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온도 제어가 필요하다. 이에 연료 온도를 유동점(Pour Point)보다 최소 10°C 높게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 반면, 온도가 너무 높으면 검 형태의 고분자가 형성될 수 있으므로 유동점보다 40°C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4. 부품·재료 호환성
마지막으로 구리, 동, 납, 주석, 아연과 같은 특정 금속은 FAME 연료의 산화 과정을 가속화시켜 침전물 형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FAME 연료에 노출될 경우 실과 가스켓이 부풀어 오르거나 노후화되어 장비의 누유나 오작동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바이오 연료와 접촉하는 기자재의 공급사를 통해 부품 또는 재료 호환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오 연료 생산량, 가격 및 벙커링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2050년경에 2022년 대비 약 1.5배의 바이오 에너지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향후에는 폐자원, 목질계 등의 원료로 제조된 바이오 에너지의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운 분야에서는 현재 1% 미만인 바이오 에너지, 수소 및 수소 기반 연료의 사용이 2030년까지 거의 15%, 2050년까지 8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 표와 같이, 바이오 연료의 사용은 해운 분야 뿐만 아니라 항공 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탄소중립 과정에서의 바이오 연료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운송 수단별 바이오 연료 사용 예측 비율
IEA Milestones for Biofuels | 2023 | 2030 | 2034 | 2050 |
---|---|---|---|---|
Biofuels Share in Road Sector | 5% | 11% | 12% | 3% |
Biofuels Share in Shipping | 0% | 8% | 13% | 19% |
Biofuels Share in Aviation | 0% | 10% | 22% | 33% |
출처 : IEA
반면, 다양한 운송 분야와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의 바이오 에너지 사용은 지속 가능한 바이오매스 및 바이오 연료에 대한 경쟁을 촉발할 수 있고, 이는 해운 분야에서 바이오 연료의 가용성 제한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수의 기관에서 향후 바이오 연료 가격에 큰 변동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 않지만, 운송 수단과 전 산업계에서의 바이오 연료 사용이 확대됨에 따라 원료의 제한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바이오 연료는 벙커링할 수 있는 인프라가 현재로서는 제한적이지만, 온실가스 규제 강화로 인한 지속가능한 연료로서의 수요 증가에 따라 벙커링 가능한 항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선박 대 선박(StS, Ship to Ship) 바이오 연료 벙커링과 관련하여 국제해사기구의 IBC 코드에 명시된 벙커링 선박의 건조 기준이 초기 장애물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위한 논의가 국제해사기구의 제81차 회의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정 고려사항
선박에서 배출되는 주요 대기오염원으로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 입자상 물질 등이 있으며, 이들은 선박의 연소 과정에서 생성되어 환경과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에, 국제해사기구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 부속서 6장에서 이들 오염물질의 배출을 규제하고 있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바이오 연료를 사용시에도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므로, 해당 연료의 물성과 연소 특성에 따라 규제 준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연료 내 산소 성분을 포함한 FAME의 사용은 질소산화물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질소산화물 배출 제한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 이행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MARPOL 부속서 6장의 규칙에 대한 통일해석을 승인하여, 30% 이하로 혼합된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은 별도의 NOx 검증 절차 없이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 3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NOx Technical Code 2008에 따른 검증이 필요하나, 엔진 제조사로부터 질소산화물 배출 관련 부품, 설정 및 운용 값의 변경 없이 사용 가능함을 확인받으면 별도 검증이 필요 없다.
바이오 연료는 연료 내 황 함유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바이오 연료 혼합 비율을 높이면 황산화물 배출이 감소되며, 이는 황산이나 황산염 등의 입자의 형성 감소로 이어져 입자상 물질 또한 감소된다. FAME의 경우 산소 성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연소를 개선하여 미연소에 기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입자상 물질을 저감할 수 있다.
IMO DCS 및 CII 온실가스 규정과 관련하여, MEPC의 제80차 회의에서 승인된 잠정 지침에 따르면, 지속가능성 기준을 충족하고 화석 연료 대비 탄소 집약도를 65% 이상(33gCO2eq/MJ 미만) 감축하는 바이오 연료만이 전 주기적 탄소 집약도를 기반으로 한 CO₂변환 계수를 계산할 수 있다. 바이오 연료 혼합유의 CO₂ 변환 계수는 가중 평균을 통해 계산할 수 있다. 이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연료는 화석 연료의 CO₂ 변환 계수를 적용받으며, 이 잠정 지침은 LCA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면 폐지될 예정이라는 점 또한 유념해야 한다.
다음 표는 가상의 선박을 기준으로 기존 HFO 연료 대비 바이오 연료 적용에 따른 CII 개선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바이오 연료 및 바이오 혼합유 적용 시, 기존 연료유 사용량의 50%를 대체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동일 항로 및 거리를 이동한다고 가정하였다. 또한 바이오연료의 WtW GHG Intensity는 26.48 gCO2eq/MJ로 가정하였다.
적용 결과, 2023년부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기존 연료로만 운항할 경우(Case A), 2023년부터 2026년까지 D등급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바이오 연료를 30% 혼합한 연료로 운항할 경우(Case B), 2026년까지 C등급을 받을 수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더 나아가 50%의 바이오 연료를 혼합할 경우(Case C)에는 2023년에는 B등급, 2024년 이후부터는 C등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만약 바이오 연료로 완전히 대체할 경우(Case D), 2023년부터 2026년까지는 A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물론, 이 예측 결과는 가상의 선박에 대한 예측이며, 바이오 연료의 특성(WtW Intensity 및 저위 발열량)을 가정한 것이므로 실제 개선 효과는 선박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바이오 연료 또는 바이오 혼합유의 사용은 단기적으로 GHG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솔루션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바이오 연료 적용에 따른 CII 등급 비교
Vessel Information (10,000 TEU Container) | Fuels* | 2023 | 2024 | 2025 | 2026 |
---|---|---|---|---|---|
Deadweight: 120,000 M/T | Case A | D | D | d | D |
Gross Tonnage: 114,200 M/T | Case B | C | C | C | D |
Distance Travelled: 70,000 Nautical Mile | Case C | B | C | C | C |
Fuel Consumption (HFO): 18,240 M/T | Case D | A | A | A | A |
* Case A : HFO 100% (Base), Case B : B30 (HFO 70% m/m, Biofuel 30% m/m)
Case C : B50 (HFO 50% m/m, Biofuel 50% m/m), Case D : Biofuel 100%
EU는 온실가스 규정과 관련하여, 'Fit for 55' 패키지를 통해 1990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55%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따라 해운 분야에는 EU ETS(Emission Trading System)가 2024년부터 시행되어, EU 항만에 입출항하는 선박은 배출량 산정을 통해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또한, FuelEU Maritime 규제가 2025년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이는 선박의 친환경 연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준수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한다. 바이오 연료는 EU 신재생 에너지 지침에서 인정받은 지속가능한 연료로, 배출 계수를 0으로 설정할 수 있어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IMO와 EU 규제에서 벌금, 배출권 거래제 또는 탄소세 도입 가능성이 있어, 선사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적 대응 전략 또한 준비해야 할 것이다.
요약 및 제언
바이오 연료는 바이오 매스를 기반으로 하며, 화석 연료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일부 바이오 연료들은 기존 내연 기관에 즉시 사용 가능하며, 온실가스 규제 대응에 유리한 점으로 인해 해운 선사와 화주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연료는 다른 무탄소 연료들에 비해 기술적 성숙도가 높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규제 이행 측면에서, 바이오 연료 사용은 CII 등급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 전 주기적 탄소 집약도가 낮은 연료일수록 규제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바이오 연료의 지속가능성과 온실가스 저감 효과에도 불구하고, 현재 선박용 바이오 연료에 대한 연료 품질 표준이 부재하는 등 여러 기술적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 또한, 원료의 한계와 다른 산업 부문과의 경쟁으로 인해 바이오 연료의 가용성과 가격이 불안정해질 수 있으며, 이는 해운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해운업계는 바이오 연료의 기술적, 경제적 측면을 고려하여 중장기적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KR은 온실가스 규제 대응을 위해 바이오 연료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관련한 기술 문서, 규정 소식지 등을 발간하며 연구 활동을 지속해왔다. 최근에는 '선박 연료로서의 바이오 연료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기술문서를 발간하여, 유관 업계의 바이오 연료 사용에 이해를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산업계와의 상생 측면에서, 국내 선사, 엔진 제조사, 연료 공급사와 함께 MOU를 체결하고, 13,000TEU 컨테이너선을 사용하여 바이오 혼합유에 대한 해상 실증을 성공적으로 완료(2021.3.)하였으며, 현재 HMM과 바이오 연료 활성화 및 안전 가이드라인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다. 또한 우리 선급이 운영하는 ‘그린쉽기자재시험인증센터(TCC, Test and Certification Center)’ 내 저속 엔진(7.4 MW) 테스트 벤치에서 바이오 혼합유를 적용한 엔진 성능 분석과 대기오염원 측정 분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선급은 탄소중립 과정 중, 온실가스 저감의 조기 이행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바이오 연료의 사용 활성화와 안전성 확보를 이룰 그날까지 지속적으로 관련 업계와 함께 노력할 것이다
친환경 메탄올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개조 시장 및 주요 기술
KR 화물선팀 박승민 책임
|
탄소 중립 노력과 메탄올 연료
온실 가스 배출량 증가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기후 변화와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가운데,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MEPC 제80차 회의를 통해 ‘2050 탄소중립목표’를 채택하였다. 많은 국가들과 기업들이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는 LNG와 함께 메탄올이 친환경 선박 연료로서 주로 선택되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5일자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계약된 총 207척의 전세계 신조 컨테이너선 중 친환경 연료 선박의 비중은 129척으로 약 62%를 차지하였으며, 이 중 메탄올 연료 추진선은 86척(전체의 41.5%)으로 LNG 연료 추진선 43척(전체의 21%)의 두 배가 계약되었다.
이와 같이 메탄올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기존 연료 대비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으며 바이오 메탄올이나 e-메탄올과 같이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제로(탄소중립)에 가까운 그린 메탄올을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메탄올 컨테이너선으로의 개조
선사 입장에서는 현존 컨테이너선을 친환경 연료(Dual Fuel) 추진선으로 변경 시 개조의 용이성, 개조 범위 및 비용, 화물 손실, 벙커링 등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여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메탄올은 다른 친환경 연료들과 달리 상온에서 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손쉽게 선박에 저장이 가능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극저온강의 독립형 탱크 또는 멤브레인 형식의 연료 탱크가 요구되는 LNG와 달리 일반 선급강을 사용하여 선체 구조의 일부로서 메탄올 연료 탱크를 배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운항선을 친환경 연료선으로 개조 시 선체 구조 및 배치의 관점에서 다른 극저온 연료보다 메탄올 연료를 적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개조에 용이하다.
메탄올 이중 연료 선박으로 개조하기 위해서는 크게 주기관, 보조기관, 발전기, 연료 공급 시스템, 메탄올 연료 탱크가 새로 필요하다. 선박의 크기, 적용되는 엔진, 메탄올 탱크의 용량에 따라 대형 컨테이너선 신조 대비 20% 수준의 비용이 요구되며, 운항선을 개조에 투입하기 위해서 최적화된 개조 계획 및 공정 작업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개조 시 기존 컨테이너 화물창의 일부(1~2베이)를 개조하여 연료 탱크로 활용해야 하므로 10K 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개조 시 최대 4%까지 기존 컨테이너 화물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메탄올 연료의 안정적인 수급 가능성 또한 고려되어야 하는데, 현재 메탄올은 전 세계 약 90여 개의 생산지에서 연간 1억 2천만 톤가량 생산되고 있다. KR에서 발간한 「선박 연료로서 메탄올의 현황과 전망」에 따르면 미래의 메탄올 생산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어, 현재 생산량 증가율을 기준으로 2025년 1억 2천만 톤에서 2050년에는 5억 톤까지 생산량이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컨테이너선 개조 시장
현재 Maersk, CMA CGM 등 대형 컨테이너 선사들은 신조뿐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선대 일부의 개조를 통해 메탄올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Maersk 선사는 작년 11월 중국의 저우산신야 조선소와 운항 컨테이너선에 대해 처음으로 메탄올 이중 연료 추진선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계약하였다. 개조에 들어가는 메탄올 이중 연료 엔진은 독일의 Man-Energy Solution사의 것으로, 개조 대상 선박은 11척으로 알려져 있으며 개조되는 첫 번째 선박은 올해 6월부터 약 3개월의 개조 공사가 진행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CMA CGM사는 중국 CSSC그룹의 청도북해조선과 9,200TEU급 운항 컨테이너 8척에 대해 메탄올 연료 추진선으로 개조하는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였다. 향후 HMM을 비롯하여 HAPAG-LLOYD, SEASPAN 등 주요 컨테이너 선사들도 메탄올 연료 추진선 개조를 추진할 예정이며, 현재까지 약 70척의 대형 운항 컨테이너선을 메탄올 이중 연료 추진선으로 개조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16,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메탄올 연료 추진선으로의 개조 공동연구
국내에서는 HD현대 계열사 중 해양산업 분야 종합 솔루션 기업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친환경 탈탄소 메탄올 이중 연료(Dual Fuel) 추진선 개조 분야 사업을 시작하였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에서 운항 중인 16,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대상으로 KR,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이엔티와 함께 메탄올 연료 추진선 개조 공동개발 프로젝트(JDP, Joint Development Project)를 수행하였으며, 작년 말 KR로부터 기본인증(AIP, Approval In Principle)을 획득하였다.
국내 메탄올 연료 추진선 개조 기술
기존의 엔진룸 전단격벽 전방에 위치한 기존 컨테이너 화물창은 유럽-아시아 편도 항로를 운항 가능하게 하는 메탄올 연료를 적재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 메탄올 연료 탱크의 재질은 일반적으로 선체에 적용되는 탄소강을 사용하되 메탄올의 부식성을 고려한 아연 특수코팅(Zinc-Silicate Coating)을 적용하였다. 개조에 대한 작업성을 고려하여 현존선의 개조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고 개조 작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메탄올 연료 탱크를 하나의 거대한 블록으로 설계하였다. 또한 기존 선체 구조와의 연결부와 용접 등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주요 위치에 탱크의 지지 구조들을 배치하였다.
연료 탱크는 KR 선급 및 강선규칙에서 요구되는 환경하중 및 내부하중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었다. 다양한 연료유 탱크/컨테이너 적재 시나리오에 대해 직접강도평가(Direct Strength Assessment)를 수행하여 항복강도, 좌굴강도 등을 평가하였다. 특히 선체와 탱크를 연결하는 주요지지구조 주변에서 발생되는 구조적인 응력 집중부에 대해 상세분할요소 해석 취약부를 선별하여 적절히 보강하였다.
메탄올 연료 추진선 개조 설계
메탄올 연료 추진선 개조 구조 해석
KR의 역할
KR은 HD 현대마린솔루션과의 이번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통하여 HD 현대마린솔루션이 메탄올 추진선 개조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였다. 그와 함께 지금까지 주요 조선소, 선사 및 메이커들과 메탄올 이중 연료 추진 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신조 및 공동연구를 수행함으로써 메탄올 추진선의 엔진, 구조, 의장품 배치, 협약 요건 및 위험도(HAZID & HAZOP) 평가에 대한 적극적인 기술 지원을 하며 협력 관계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도 KR은 이러한 긴밀한 상호협력을 통해 우리의 고객들이 탈탄소화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신뢰받는 파트너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