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KR Decarbonization Magazine

VOL.10 | JUNE 2025

기술로 그리는 탄소중립,
새로운 미래를 여는 한화파워시스템의 암모니아 가스터빈

한화파워시스템 김세미 친환경GT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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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C 83차 회의에서 GHG 중기 감축 조치 방안이 결정되었습니다. 다양한 연료 옵션이 논의되고 있지만 공급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한동안 여러 대체 연료가 병행 사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암모니아 연료의 중요성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MEPC 83차 회의에서 합의된 GHG 감축 중기 조치는 국제 해운의 탈탄소화를 가속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비교적 친환경 연료라고 생각되었던 LNG의 지위는 약화하고, 바이오 연료,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대체 연료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여 기존 화석 연료를 대체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대체 연료의 원활한 생산 및 공급, 가격 경쟁력 확보, 관련 장비 및 시스템 개발을 위한 투자가 가속화될 것입니다. 이 중 암모니아는 생산, 수송, 저장, 인프라 관점에서 큰 장점이 있는 연료입니다. 연료 자체의 독성과 부식성으로 인해 안정성 측면에서 풀어야 할 점들이 몇 가지 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충분히 검증된다면, 탄소를 포함하지 않는 연료로서 완전 무탄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생산 인프라 및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고, 저장 및 운송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에 단순히 Interim 연료가 아닌 근본적인 ZNZ(Zero 또는 Near-Zero)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한화파워시스템의 암모니아 가스터빈 개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매우 큽니다. 암모니아 가스터빈 개발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나 계기, 그리고 현재까지의 개발 진행 상황에 대해 소개바랍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한화임팩트와 함께 2023년, 80MW 중대형급 가스터빈 수소 100% 실증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지상 발전뿐 아니라 조선해양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솔루션에 대해 많은 고민과 다양한 검토를 하던 중,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하여 선박 전기 추진용 암모니아 가스터빈 개발을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암모니아 가스터빈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정상운전 시 파일럿 오일(Pilot Oil)이 한 방울도 필요하지 않음
암모니아 전소 외에도 NG 전소, 암모니아-NG 혼소 등 연료 호환성(Fuel Flexibility)이 우수함
메탄 슬립, 암모니아 슬립, N2O 발생이 거의 없음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설치 없이 대형 저속엔진의 Tier III NOx 기준을 만족할 수 있음
Footprint가 작아 Cargo 손실 없이 암모니아 연료를 실을 수 있음
자체적인 Enclosure 및 환기 장치로 구성되어 암모니아 연료에 대한 안정성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음

저희는 암모니아 가스터빈이 기존 왕복동 내연기관이 주류를 이루던 조선해양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또한 선박 외에도 지상 발전소, 해양 플랫폼 등 다양한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화파워시스템과 한화오션은 본 개발을 위해 글로벌 에너지 기술 기업 베이커휴즈(Baker Hughes)와 지난 2월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암모니아 연소기를 개발 중인 한화파워시스템의 관계사인 PSM(미국 플로리다 소재)은 올해 3월 실압 조건으로 2차 암모니아 전소 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였습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가스터빈 패키지 개발 및 가스터빈 시험설비 구축에 힘쓰고 있으며, 2027년 내 실 스케일 암모니아 가스터빈 최종 시험을 완료하고 조선소에 납품하는 일정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암모니아 가스터빈은 어떤 선종에서 가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저희가 2023년 초 암모니아 가스터빈 개발을 착수하면서 첫 번째 타깃으로 고려했던 선종은 사실 174k 이상의 LNGC였습니다. 본 가스터빈은 암모니아와 NG 연료의 전소뿐 아니라 원하는 비율로 혼소가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LNG 화물창에서 발생하는 BOG(Boil Off Gas)를 연료로 활용하여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으면서도 매년 강화되는 규제에 맞게 암모니아를 혼소함으로써 벌금을 회피할 수 있고, 필요시 적합 잉여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선주들을 만나보면 컨테이너 선사들 또한 암모니아 가스터빈에 대해 큰 관심을 보입니다. 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추진과 발전에 필요한 파워가 크고 연료 소모량이 크기 때문에,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수요가 컸습니다. 하지만 컨테이너선은 LNGC와 달리 LNG 연료를 사용하기 위한 추가적인 설비가 필요하고, 벙커링(연료 저장)이 번거로울 수 있기 때문에 시동이나 보충 연료로 연료유(FO)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최근 NG 혼소 대신 FO 연료로 시동 및 혼소가 가능한 암모니아 가스터빈 파생 개발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FO 시동과 같은 시동·혼소 연료 다변화를 통해 컨테이너선뿐 아니라 VLAC, VLCC 등 다양한 선종에 암모니아 가스터빈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또한 신조 외에도 선령이 비교적 낮은 선박의 추진시스템 개조에 적용하여도 경제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다양한 검토를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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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가스터빈의 시장성 및 경제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만약 환경규제가 없다면, HFO 연료를 쓰는 기존 내연기관 대비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어떤 기관이나 선박도 경제성의 우위를 확보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번 MEPC 83 중기 조치에서, EU 내에 한정되어 있던 EU ETS 및 FuelEU Maritime 같은 규제 대신 전 세계 선박에 적용될 수 있는 규제의 기반을 IMO가 마련함으로써 시장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였습니다. 이제는 환경 규제 비용까지 함께 고려해야 진정한 경제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2027년에 합의될 ZNZ 연료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는 암모니아와 같은 무탄소 연료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효과적인 유인책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암모니아 연료 생산·벙커링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가속화되고, 암모니아 연료 사용 안정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을 통해 선주들의 인식이 변화된다면 암모니아 가스터빈은 탁월한 경쟁력을 갖는 새로운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암모니아는 인체에 유해하다는 우려가 있어, 선박 연료로 적용 시 안전 문제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화파워시스템은 어떤 대응책을 갖고 계신가요?

역설적으로 암모니아 연료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저희가 암모니아 가스터빈을 개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안정성 측면에서 가스터빈은 암모니아 연료를 사용하기에 최적의 시스템이기 때문인데요. 앞서 언급했듯이 Footprint가 작아 자체적인 Enclosure 내에 설치가 가능하며, 전용 환기 장치가 있어 Enclosure 내부는 늘 음압으로 유지가 됩니다. 이를 쉽게 표현하기 위해 선주들에게는 엔진 룸 안의 엔진 룸, 즉 ‘더블 엔진 룸’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또한 누출 감지를 위한 고성능 센서 및 다중 방호 계통을 적용하고 있으며, 연료 저장 및 이송 라인에는 이중벽 배관, 자동 차단 밸브, 비상 환기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또한, IMO의 IGF code(가스 혹은 저 인화점 연료 사용 선박에 대한 국제 안전 기준)와 IGC code(액화 가스 운반선에 대한 공사, 설비 국제 기준)의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며, 선박의 안전한 항해와 승무원의 보호를 위한 시나리오 기반 리스크 분석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암모니아 연소 시의 GHG 감축 효과와 함께, 암모니아 슬립 등 배기가스 관련 이슈도 함께 논의되고 있습니다. 가스터빈 기술의 환경 측면에서의 장점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추진 및 발전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메탄 슬립이나 암모니아 슬립은 큰 화두입니다. 엔진의 경우 메탄 슬립을 처리하기 위한 별도의 추가적인 장치가 필요하기도 하며, 암모니아 슬립은 안전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스터빈은 연속적인 회전 운동을 하며 연소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기관이며, 연소 특성상 연료가 충분히 타지 않고 배출되는 메탄 슬립이나 암모니아 슬립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올해 3월까지 진행된 2차 연소기 시험에서도 메탄 슬립과 암모니아 슬립은 별도의 후처리 장치 없이도 거의 무시할 만한 수준으로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스터빈은 내연기관에 비해 열효율이 낮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암모니아 연료 사용 시 연료 소비 효율에 대한 우려도 있을 텐데, 이에 대해 한화파워시스템은 어떤 대응 전략이나 기술적 보완책을 마련하고 계신가요?

가스터빈은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에 비해 단독 운전 시 열효율이 낮은 단점이 있으나, 스팀터빈이나 sCO2와 같은 폐열회수 장치와 함께 복합발전 사이클(Combined Cycle)로 구성하면 전체 시스템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저속엔진보다는 효율이 열위이나, 중속 발전기 엔진보다는 높은 효율을 가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베이커휴즈(Baker Hughes)와 PSM과 함께 가스터빈 효율의 추가적인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며, 폐열회수 장치 및 연료 공급 시스템 등 최적화를 통해 전체 시스템 관점에서 효율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스터빈은 전기 추진 시스템과 함께 적용되므로 연료전지나 배터리 등과 함께 최적의 조합으로 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관 자체의 효율 열위를 전체 시스템 측면에서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열심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암모니아는 탈탄소화를 위한 유력한 연료로 주목받고 있으며, 향후에는 동일한 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연료전지 등과의 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대해 암모니아 가스터빈의 경쟁력과 시장 내 포지셔닝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가요?

앞에서 설명해 드린 것과 마찬가지로 암모니아 가스터빈은 암모니아 엔진 대비 파일럿 오일(Pilot Oil)이 불필요하여 완전 무탄소 운항이 가능하다는 점, NG와 자유로운 혼소가 가능하여 연료 호환성(Fuel Flexibility)이 우수하다는 점, Footprint가 작아 암모니아 연료 탱크 설치가 용이하며, Enclosure 내부에 설치하기 때문에 암모니아 연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한 우려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 소음과 진동이 매우 낮다는 점, SCR과 같은 후처리 장치 설치가 불필요하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암모니아를 크래킹하여 수소로 전환할 필요 없이 암모니아를 그대로 연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메인 추진기관을 대체할 만큼 출력이 크기 때문에 연료전지 대비 장점도 분명합니다. 다양한 대체 연료 중 암모니아가 대세가 된다면, 암모니아 가스터빈은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가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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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암모니아 가스터빈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많은 장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두 가지에 대한 극복이 필요해 보입니다.

첫 번째는 블루 또는 그린 암모니아의 안정적 연료 수급과 벙커링 인프라 구축입니다. 이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이 성숙화됨에 따라 가격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체 밸류체인의 업스트림(Upstream)에서 다운스트림(Downstream)까지를 완성하기 위해 저희는 다양한 업체들과 네트워크를 만들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아무래도 암모니아 연료와 가스터빈이라는 시스템이 낯선 선주와 선원들을 위하여 체계적인 가이드북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운항 및 유지보수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도 베이커휴즈(Baker Hughes)나 한화오션과 함께 효과적인 방법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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