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KR Decarbonization Magazine
VOL.11 | NOVEMBER 2025
Editor's 
Note
												2025년 가을, 해운 산업의 탈탄소 항로는 이제 방향을 설정하는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실행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올해 4월에 열린 IMO 제83차 MEPC에서 ‘Net-Zero GHG Framework’가 공식 승인되면서, 국제 해운은 명확한 온실가스 감축 이정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탄소중립은 선택적 대응이 아닌, 운항·연료·인증·데이터가 모두 연동된 통합 관리체계로 진화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Net-Zero GHG Framework의 공식 채택이 1년 연기되면서, 규제 일정의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단지 시기의 문제일 뿐, 탈탄소로 향하는 해운 산업의 흐름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닙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으며, 국제 해운의 탈탄소 전환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언제 시작할 것인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지금 무엇을 실행하느냐’입니다.
EU에서는 이미 EU ETS와 FuelEU Maritime이 시행되어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이 직접적인 비용으로 환산되고 있습니다. 이제 선사들은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실제 성과로 입증해야 하며, 조선소와 기자재 산업은 대체 연료 기술, 에너지 절감장치(ESD, Energy Saving Device), 운항 효율 솔루션의 신뢰성을 체계적으로 검증받아야 하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운항 데이터 기반 성능 분석과 ESD 성능 추정을 중심으로, 실제 운항 데이터 분석과 ESD 설치를 통한 에너지 효율 개선 및 실제 성능 검증의 방향을 다루었습니다. 선박의 운항 데이터는 이제 단순한 보고 지표를 넘어, 연료 절감 효과를 입증하고 감축량을 정량화하는 핵심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KR은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진 성능과 연료 효율을 분석하며, 다양한 에너지 절감 장치(ESD)의 효과를 정량적 모델링과 추정 기법으로 검증하는 방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바이오 연료 상용화와 KR SusBio 노테이션 개발에 관한 내용을 함께 소개했습니다. 바이오 연료는 이미 현실적인 대체 연료로 자리 잡았으며, IMO와 EU 모두 저탄소 대체 연료 전환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KR은 연료의 종류, 혼합비, 연소 특성, 저장·취급 안전성, 엔진 인증 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새로운 ‘KR SusBio’ 노테이션을 개발했습니다. 이 노테이션은 연료의 지속가능성과 운항 안전성을 동시에 보증하는 체계로, 국제 규제 대응뿐만 아니라 선박의 상업 운항 신뢰성 확보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이번 호에는 그리스 다나오스(Danaos)사 R&D 디렉터 Evi Politi 박사의 인터뷰도 함께 수록되었습니다. Politi 박사는 대체 연료 전환, ESD 적용, 디지털 전환을 통한 운항 최적화 등 기술적 이슈뿐 아니라, 탄소세의 최종 부담 주체, 소형 모듈 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의 해운 적용 가능성, 그리고 미국의 조선·해운 정책이 전 세계 탈탄소 시장에 미치는 지정학적 영향까지 폭넓게 언급했습니다.
Politi 박사는 “탈탄소는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과 시장, 그리고 에너지 및 안보가 얽힌 복합적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Danaos가 실시간 운항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관리 체계와 연료별 감축 효과 및 비용을 통합적으로 비교 및 분석하는 운항 의사결정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그는 국제 규제 변화 속에서 공인 인증 기관의 기술 검증과 데이터 표준화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산업 전반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Politi 박사의 통찰은 탈탄소를 단순한 기술적 접근에만 한정하지 않고, 글로벌 정책과 경제 구조 속에서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의 견해는 해운 탈탄소가 더 이상 개별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협력과 정책적 조율이 병행되어야 하는 복합적 전환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이번 호의 ‘Inside KR’ 코너에서는 Gastech 2025 현장에서의 협력 성과를 중심으로, KR이 주요 조선· 엔진·기자재 기업들과 함께 추진한 암모니아, LNG, 풍력 등 차세대 친환경 기술의 개념승인과 공동 개발 현황을 전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Gastech 2025를 계기로 한층 강화된 산업 간 협력 네트워크의 결실이자, KR이 국제 무대에서 친환경·대체연료 기술 검증의 신뢰 파트너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번 호를 함께 만들어주신 국내외 전문가 여러분, 그리고 인터뷰에 기꺼이 참여해 주신 Danaos Shipping의 Evi Politi 박사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KR 연구진과 현장 전문가 여러분이 보여주신 헌신과 노력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이제 우리는 탄소중립의 ‘목표’를 세우는 단계를 넘어, 그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 서 있습니다. KR은 기술의 신뢰성과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잇는 ‘Bridge for Decarbonization’으로서, 국제 해운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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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R 친환경선박해양연구소장 송강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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