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s
KR Decarbonization Magazine
VOL.09 | WINTER 2024
2050 탈탄소화를 향한 항해:
국제 해운의 감축 경로와 과제
하승만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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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IMO 온실가스 감축 전략에서의 GHG 배출량 감축메커니즘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 기인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2023 IMO 전략(이하 2023 전략)’을 통해 국제해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GHG) 배출량 목표를 2050년 경까지 순배출량 제로(Net-Zero)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료의 전 과정 GHG 배출량이 제로에 가까운 지속 가능한 해양 연료가 필요하며, 선박 연료의 GHG 집약도*를 단계적으로 감소시키는 목표 기반 선박 연료 표준(GFS, Goal-based Marine Fuel Standard) 과 같은 중기 조치를 통해 이를 실현할 수 있다.
IMO에서 논의 중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기 조치, 특히 기술적 조치인 GFS 는 국제 해운의 연간 GHG 배출량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다음 그림과 같이, 국제 해운의 연간 GHG 배출량은 총 에너지 소비량과 GHG 집약도(g CO2eq./MJ) 의 곱으로 계산된다. 이 계산은 Well-to-Wake(WtW) 배출량을 기반으로 하며, 순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소비량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GHG 집약도가 제로에 가까운 연료를 사용함으로써 국제 해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다.
*연료의 GHG집약도는 공급원료 및 연료가 생산·공급되는 과정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WtT, Well-to-Tank)과 선박에서 연료를 사용하는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TtW, Tank-to-Wake)을 합한 전과정 온실가스 배출량(WtW, Well-to- Wake)에서 해당 연료의 저위발열량(에너지)으로 나눈 값(g CO2eq./MJ)임.
GFS를 통한 연간 GHG 배출량 감소 메커니즘
IMO 2023 감축 전략에 따른 국제해운의 GHG 배출량 감축경로 분석
IMO 2023 전략의 감축 목표에 부합한국제해운의 GHG 배출량 감축경로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국제해운 GHG 배출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연간 WtW GHG 배출량 계산
국제해운의 연간 GHG 배출량 궤적은 총 에너지 소비량과 GHG 연료 집약도 (GHG Fuel Intensity)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1-1. 총 에너지 소모량
다음의 왼쪽 그림은 전 세계 무역 확대와 국제 해운 수요 증가가 총 에너지 소모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른쪽 그림은 2050년 넷제로 GHG 배출량 달성을 위해 필요한 지속 가능한 연료로의 전환을 개념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전환은 화석연료가 점진적으로 제로 GHG 배출 연료나 선상 탄소 포집 시스템 (OCCS, Onboard Carbon Capture Systems)이 장착된 화석연료로 대체되면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제 해운의 총 예상 에너지 소모량이 미래 대체 연료 수요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국제 해운의 에너지 소모량 변화와 지속 가능한 연료의 전환
2022년 IMO DCS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제 해운의 운송 업무(Transport Work) 전망과 에너지 효율 개선 가정을 활용하여 미래 총 에너지 소비량을 추정하였다.
연도(2022)의 국제해운 에너지 소모량 추정: IMO 데이터 수집 시스템 (DCS, Data Collection System)의 데이터에 따르면, 기준 연도의 에너지 소모량은 약 8.8 EJ(1018J) 로 산정되었다. 이 중 약 94%가 화석연료에 의존 했으며, 대체 연료는 비교적 낮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IMO 데이터 수집 시스템(DCS)에서의 연료 소비량
운송업무(Transport Work)의 전망: IMO 4차 GHG 연구에서 사용된 저성장 (OECD_RCP 2.6_G) 및 고성장(SSP2_RCP2.6_L)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2050 년까지 운송업무 전망은 2022년 대비 저성장 시나리오에서는 약32%, 고성장 시나리오에서는 약 92% 증가할 것으로 가정하였다. 이는 전 세계 무역 증가로 인해 국제 해운의 에너지 수요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을 나타낸다.
운송 업무 증가에 대한 가정
Scenarios | 2008 | 2018 | 2022 | 2030 | 2040 | 2050 |
---|---|---|---|---|---|---|
저성장 (OECD_RCP 2.6_G) | 0.67 | 0.95 | 1.00 | 1.08 | 1.22 | 1.32 |
고성장 (SSP2_RCP2.6_L) | 0.67 | 0.95 | 1.00 | 1.32 | 1.63 | 1.92 |
에너지 효율 개선: EEDI(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와 CII(Carbon Intensity Indicator)와 같은 기술적 발전과 규제 조치를 통해, 국제 해운의 에너지 효율이 2022년 약 30%에서 2050년까지 50%로 개선될 것으로 가정하였다.
에너지 효율 개선에 대한 가정
Year | 2008 | 2022 | 2030 | 2040 | 2050 |
---|---|---|---|---|---|
Improvement Rate | 0% | 29.95% | 40% | 45% | 50% |
1-2. 국제 해운 에너지 소모량 전망
미래 총 에너지 소비량 전망은 국제 해운 부문의 운송 업무(Transport Work) 변화에 따른 저성장 및 고성장 시나리오와 에너지 효율 개선 시나리오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
에너지 효율 조치가 없는 고성장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이 최대 17 EJ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에너지 효율 향상 조치를 시행할 경우, 총 에너지 소비량은 시나리오에 따라 9 EJ에서 13.5 EJ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대체 연료의 제한된 이용 가능성을 감안할 때, 에너지 효율 개선이 전체 에너지 수요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에너지 효율 향상 조치에 따른 에너지 소모량에 대한 전망
2. 연간 WtW GHG 배출량 목표치(Targets)
IMO 2023 전략의 감축 목표는 아래 그림과 같이 2008년을 기준으로 2030년과 2040년의 연간 GHG 배출 감축 목표를 제시한다.
IMO 2023 전략의 감축 목표
2008년 WtT 배출량은 제3차 IMO GHG 연구에서 제공된 연료 사용량(HFO, MDO, LNG) 과 FuelEU Maritime 배출계수를 기반으로 산정하였다. 2008년 TtW 배출량은 2022년 IMO DCS 데이터를 활용하여 2008년 국제 해운의 운송 업무(Transport Work)와 에너지 효율 자료(앞의 표 참고)를 바탕으로 역추산하여 산정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2년 배출량은 2008년 대비 약 7.5% 감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30년까지 20%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약 12.5%의 추가 감축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IMO 2023 전략에 따른 감축 목표/p>
2008년 WtW 배출량(5,000GT 이상)의 추정 값은 2030년, 2040년, 2050년 국제 해운의 연간 배출량 목표 설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이는 이후 설명할 GHG 연료 집약도의 설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특히 다음과 같은 구조적 특징을 Year 가지고 있다:
배출량이 과소평가될 경우: 더욱 강화된 GHG 연료 집약도 값이 요구된다.
2008년 배출량이 과대평가될 경우: 상대적으로 완화된 GHG 연료 집약도 값이 요구된다.
따라서 2008년 배출량의 정확한 산정·가정은 IMO의 감축 전략에 부합하는 목표 설정과 규제 체계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3. GHG 연료 집약도 요건
GHG 연료 집약도 요건은 현재 IMO에서 중기조치의 기술적 조치 논의의 일환으로 검토되고 있다. IMO 전략에 명시된 GHG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 해운의 GHG 연료 집약도(GFI, GHG Fuel Intensity)를 대폭 감소시킬 필요가 있다. 본 경로 분석은 국제 해운 부문에서 GHG 연료 집약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시급함을 강조한다.
국제해운의 GHG 배출량
출처: KR estimation / 출처: KR estimation and 2023 IMO GHG strategy
BAU(Business as Usual) 배출량: 상기 왼쪽 그래프는 BAU 시나리오에서의 WtW배출 경로를 보여주며, 특히 고성장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까지 배출량이 크게 증가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IMO 2023 전략의 감축 목표에 따른 예상 배출 경로: 오른쪽 그래프는 목표 기반 선박 연료 표준(GFS) 조치를 통해 2050년까지 배출량을 순배출량 제로(Net- Zero)로 줄일 수 있는 경로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GHG 연료 집약도(Required WtW GFI )값 수준은 ?
다음 그림은 각 시나리오에 따라 주요 연도(2030년, 2040년, 2050년)의 필요한 GFI 값을 요약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순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하는 점진적인 감축 경로를 제시한다.
감축전략의 목표치에 부합한 Required GFI 값의 예시
특히 고성장 시나리오에서 저탄소 및 제로 GHG 배출 연료로의 전환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다음은 2030년 Required GFI 값의 예시를 보여준다.
· Base, Low Growth(20% reduction): 2030년까지 GFI 목표는 80.9 g CO2eq./MJ로
설정되었으며, 이는 적정한 운송 작업 증가를 반영한다.
· Base, High Growth(20% reduction): 고성장 시나리오에서는 에너지 수요 증가를
고려하여 2030년 GFI 목표가 66.2 g CO2eq./MJ로 낮아진다.
· Strive, Low Growth(30% reduction): 30% 감축을 목표로 하는 노력 시나리오에서는
2030년 GFI 목표가 70.8 g CO2eq./MJ로 설정된다.
· Strive, High Growth(30% reduction): 고성장 조건에서는 GFI 목표가 더욱 감소하여
2030년 57.9 g CO2eq./MJ로 설정된다.
상기의 저성장 시나리오에서 도출된 Required WtW GFI 값(80.9 g CO2eq./MJ)은 유럽·일본 제안 문서인 ISWG GHG 17/2/2(Austria et al.)의 Table 2 에 제시된 Required WtW GFI 값과 유사한 수준임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 값은 FuelEU Maritime의 2030년 목표치(85.69 g CO2eq./MJ)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며, 이는 2050년 목표치 설정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다. IMO는 순배출량 제로(Net-Zero)를 목표로 하지만, FuelEU Maritime은 2020년 대비 WtW GHG 집약도를 8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저성장 및 고성장 시나리오에 따른 운송 업무 변화로 Required WtW GFI 값이 민감하게 변동할 수 있음을 고려하여, 신중한 접근과 현실적인 성장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내용이 2025년 3월 예정된 IMO MEPC 83차 회의의 최종 감축률 검토에 충분히 반영되기를 기대한다.
다음 그림은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2030년의 Required WtW GFI 수준과 현재 한국으로 수입되는 다양한 화석연료의 GFI를 비교한 예시이다. LPG, LNG*(HPDF 및 LPDF), HFO, 메탄올 등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화석연료의 GFI 를 Required WtW GFI와 함께 나타내었다. 감축 목표는 각각 기본(Base) 감축 시나리오는 분홍색 선, 노력(Strive) 감축 시나리오는 노란색 선을 나타낸다. 이 비교를 통해 2030년 목표치 달성이 결코 쉽지 않음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HPDF : High-Pressure Dual-Fuel(고압이중연료), LPDF: Low-Pressure Dual-Fuel (저압 이중 연료)
현재 화석기반 연료의 GHG 연료 집약도와 2030년 목표치와 비교
4. IMO GHG 전략의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한 시나리오 분석
IMO는 2050년까지 순배출량 제로(Net-Zero)를 달성함과 동시에, 2030년까지 국제 해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제로 또는 제로에 가까운 연료, 에너지, 기술의 비율을 최소 5% 달성(10% 달성을 목표로 노력) 하기로 결정하였다.
2030년 국제 해운의 총 에너지 소모량은 저성장 시나리오에서 약 8.6 EJ, 고성장 시나리오에서 약 10.5 EJ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제로 GHG 배출 연료의 10% 도입은 총 에너지 소비량의 약 0.86 EJ(저성장)에서 1.05 EJ (고성장)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2030년 까지 국제해운으로의 약 1 EJ의 연료가 도입이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한 제로 GHG 배출 연료의 요구량
IMO의 2030년 GHG 감축 목표(20%)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바이오 연료 및 e-연료와 같은 제로 배출 연료의 국제 해운 사용이 필수적이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 두 가지 주요 시나리오(① 거의 제로 GHG배출 연료(near zero GHG emission fuel)의 도입, ② 에너지 효율 개선)를 도출하였다.
아래 그림의 왼쪽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넷제로 배출 연료를 5 g CO2eq./MJ 로 가정할 경우, 이러한 연료를 10% 도입했을 때 저성장 시나리오에서 2030년 총 배출량은 약 7.08억 톤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고성장 시나리오에서는 총 배출량이 약 8.6억 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두 시나리오 모두 2030년 감축 목표인 6.94억 톤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이다.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한 시나리오 (① 거의 제로 GHG배출 연료의 도입, ② 에너지 효율 개선) 분석
2030년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제 해운의 에너지 소모량을 현재 예상치인 8.6 EJ~10.5 EJ에서 약 8.4 EJ로 낮춰야 한다는 분석 결과가 도출되었다. 이를 달성하려면 기존에 설정된 2030년 에너지 효율 개선 목표인 40% 에 더하여 추가적인 에너지 효율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저성장 시나리오에서는 0.2 EJ, 고성장 시나리오에서는 최대 2.1 EJ 정도의 에너지 소모량을 줄여야 한다. 이러한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 국제 해운의 에너지 효율은 약 42%에서 58%까지 개선되어야 한다.
에너지 효율의 개선은 선박 기술의 발전, 운영 방식의 최적화, 에너지 효율 설계지수 (EEDI) 및 탄소 집약도 지표(CII)와 같은 엄격한 규제 준수를 통해 달성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본 분석은 2022년 IMO DCS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으며, 2023 년 이후 화석 기반 LNG 연료의 도입 증가와 같은 과도기적 연료 사용 확대에 따라 결과가 변동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국제 해운의 2030 GHG 감축 목표를 향한 도전과 기회
IMO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 해운은 두 가지 핵심 축, 즉 제로 GHG 배출 연료의 도입과 에너지 효율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본 분석은 국제 해운의 에너지 소모량과 GHG 연료 집약도의 변화가 2030년 목표 달성 가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저성장 및 고성장 시나리오 모두에서 현재의 연간 배출량을 감축 목표에 맞추기 위해서는 거의 제로 배출에 가까운 대체연료의 빠른 도입이 필수적이다. 특히, 2030 년까지 연료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기술적 노력이 시급하다. 또한, 신기술의 적용과 최적화된 운영 방식을 통해 EEDI 및 CII와 같은 에너지 효율을 향상(예, 2030년까지 42%에서 58%로)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다만, 본 분석은 2022년 IMO DCS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2023년 이후 화석 기반 LNG 연료 확대와 같은 최근의 요인은 반영되지 못했음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2008년 WtW 배출량의 추정과 성장 시나리오(운송 업무 변화)는 2030년, 2040년, 2050년 연간 배출량 목표 설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MO가 규정을 설계할 때 산업계의 준비 상황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현실적인 접근법을 고려해야 한다. 2025년 3월에 예정된 IMO MEPC 회의에서 국제 해운에 요구되는 WtW GFI 값 수준에 대해 합리적이고 실행 가능한 규정이 최종 승인되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규정은 기술 혁신과 탈탄소화를 촉진하는 동시에 산업계와 협력하여 실질적인 기후 변화 대응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따라서, 실효성 있는 감축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법과 현실적인 성장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
국제 해운은 2030년 목표 달성을 통해 2050년 순배출 제로라는 장기 목표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KR은 국제 해운 산업의 주요 이해관계자로서 2030년과 2050년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기술적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KR은 산업 전반의 탈탄소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검증된 데이터 기반 분석과 혁신적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과 규제적 연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국제환경규제(EEDI/EEXI, CII)
대응을 위한 풍력 추진 보조 기술
(WAPS, Wind Assisted Propulsion System)
선박해양기술팀, 김상엽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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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화물 운송의 약 80%를 담당하는 해운산업의 온실가스(GHG, Green House Gas) 배출로 인한 환경적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해사기구(IMO, Intergovenmental Maritime Organization) 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온실가스 감축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 설계지수(EEDI, 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 에너지 효율 기존 선박 지수(EEXI, Energy Efficiency Existing Ship Index), 탄소 집약도 지표(CII, Carbon Intencity Indicator)와 같은 기준을 도입하고, 점진적 기준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는 선박의 엔진 출력을 제한해 속도를 줄이는 것이지만, 이는 선박의 화물 운송 효율과 상업적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에 환경 규제를 충족하면서 동시에 선박의 목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혁신적인 에너지 절감기술(EET , Innovative Energy Efficiency Technology)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에 해운산업의 탈탄소화 및 연료 효율성 개선을 위한 실질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WAPS , Wind Assisted Propulsion System) 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이하 WAPS)는 바람에너지로부터 선박의 추진력을 얻는 기술로 운항 시의 풍향·풍속에 따라 추진성능에 큰 차이를 보인다. WAPS에는 소프트세일, 하드세일, 로터세일 등 여러 유형이 있으며, 최근에는 흔히 윙세일이라고 불리는 하드세일과 로터세일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드세일은 바람의 받음각을 조절하여 세일 주변의 공기의 속도차를 발생시킴으로써 선박의 전진방향 추진력을 생성하는 기술로 세일의 단면 형상에 따라 그 성능이 차이를 보인다. 로터세일은 원형 실린더 형태의 세일을 회전시킴으로써 세일 주변 공기의 속도 차이를 유도 (마그누스 효과)하여 추진력을 얻는 기술이다. 결국 하드세일과 로터세일 모두 세일 주변 공기 흐름을 조절하여 추진력을 얻는다는 점에서 그 특성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WAPS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추력은 시스템이 바람을 받는 면적, 즉 풍력 투영 면적(Wind Projected Area)에 크게 좌우된다. 일반적으로 하드세일은 로터세일에 비해 더 큰 면적으로 설치할 수 있어 대규모 선박에 적합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로터세일은 상대적으로 소형 설비임에도 규모 대비 높은 추력 생성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설치 공간이 제한적인 선박에도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을 도입할 때는 선박의 설계와 운항 특성, 필요한 추력 수준과 갑판 상부의 여유 공간, 설치 가능한 시스템의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또한,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 설계 및 구현 시 해결해야 할 여러 기술적 쟁점이 존재한다. 첫째, 세일 형상(단면 형상 및 종횡비)은 추력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최적화를 통해 바람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둘째, 복수의 세일을 설치할 경우 각 세일 간의 상호 간섭 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추력 효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정밀한 위치 설계가 요구된다. 셋째, 세일 주위에서 발생하는 와류(Vortex)로 인해 공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구조적 안정성과 운항 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환경규제와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인 EEDI(에너지 효율 설계 지수)와 CII(탄소 집약도 지표)는 각각 선박의 설계 효율성과 운항 효율성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EEDI는 선박 설계 단계에서 잔잔한 해상 상태, 고정된 흘수, 일정한 출력 조건을 기반으로 에너지 효율을 산출하며, 주로 설계 기술과 장비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운항 중 발생하는 다양한 해상 조건이나 운항 방식, 저속 운항 등 운영 전략에 따른 효율 개선 가능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반면, CII는 실제 운항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간 에너지 효율의 평균치를 산출하며, 다양한 흘수, 선속, 해상 상태에서의 실질적인 연료 소비와 탄소 배출을 평가한다. 이로 인해 동일한 설계를 가진 선박이라도 운항 방식과 관리 전략에 따라 CII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EEDI는 설계 기반의 기술적 성능을 강조하며, 선박 건조 초기 단계의 환경 규제를 위한 정적 지표로 적합한 반면, CII는 운영 효율성을 반영하여 지속적인 개선과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IMO의 장기적인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적 지표라 할 수 있다.
Principles of EEDI/EEXI and CII calculation
이와 같은 차이로 인해 WAPS의 에너지 절감 성능은 EEDI와 CII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량화된다. EEDI에서는 WAPS 도입 시 기대되는 메인 엔진의 동력 절감량을 계산하고, 이에 기반하여 성능을 평가한다. 이때, WAPS의 성능은 Global Wind Probability Matrix*를 기준으로 한 가중 평균치 계산을 통해 도출되어야 하며, 이는 풍속 및 풍향에 따른 WAPS의 성능 편차를 고려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가중 평균값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Global Wind Matrix의 각 풍속, 풍향조건에서의 WAPS 추력을 추정해야 하며, 이를 위해 모형실험 혹은 수치해석 (CFD, Computational Fluid Dynamics)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요 해운 항로에서의 풍속과 풍향 특성의 발생 빈도 나타내는 표 (MEPC.1/Circ.896)
Wind properties of global shipping route
CII는 실운항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박의 에너지 효율을 평가하기 때문에, EEDI와 달리 WAPS가 선박 전체 에너지 효율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정량화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CII 규제 대응을 위해 WAPS 도입을 고려할 경우, EEDI에서 사용하는 Global Wind Probability Matrix보다는 실제 탑재될 선박의 주요 항로 조건을 중심으로 성능을 추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 해당 항로의 풍속과 풍향 특성, 그리고 선박의 운항 속도 요건을 반영해 보다 현실적이고 정밀한 연료 절감 성능을 평가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며, 이러한 접근법은 WAPS의 성능이 실운항 환경에서 어떻게 발휘될지 예측할 수 있어 CII 규제 대응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KR의 풍력 추진 보조 시스템 관련 기술개발 현황
KR은 해운산업의 탈탄소화를 선도하고 고객들에게 전문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WAPS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WAPS의 성능을 평가하는 데 활용되는 핵심 기법 중 하나인 수치해석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적용 방법과 조건에 따라 계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취약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수치해석 기법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KR은 HD 현대중공업과 ‘EEDI 지수 계산을 위한 에너지 저감장치(EET) 수치해석 지침서’ 개발의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지침서는 WAPS를 포함하여 IMO에서 정의하는 에너지 저감장치들에 대한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5년에 초안을 발간할 예정이다.
또한, KR은 WAPS의 대표적인 기술인 윙세일과 로터세일에 대해 전산유체역학 (CFD, Computational Fluid Dynamics) 기반의 자체 성능 해석 기법을 구축하였다. 이를 통해 Global Wind Probability Matrix와 같은 바람 빈도 분포도를 활용하여 WAPS의 연료 절감 성능 평균치를 도출하고, EEDI 계산 시 WAPS의 영향 또는 FuelEU Maritime의 Reward Factor 등을 산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더 나아가, KR이 구축한 전 세계 환경 데이터베이스(1940~2024)를 활용하여 과거 특정 시점과 특정 항로에서 예상되는 WAPS의 에너지 절감 성능을 추정할 수 있는 기법을 구축함으로써, WAPS의 실운항 환경에서의 성능 추정 신뢰도를 제고하였다. 이 기술은 단순한 WAPS의 공력 해석에 그치지 않고, 선박의 저항 해석, 파랑 중 부가 저항 해석, 그리고 추진 성능 해석 등 선박 성능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통합적인 접근 방식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요소 기술의 연구와 개발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KR은 고객들에게 실질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IMO 규제와 지속 가능한 해운산업의 요구에 부응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Evaluation of power saving performance of WAPS based on CFD
Flowchart of route-based WAPS performance evaluation proced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