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s
KR Decarbonization Magazine
VOL.13 | JULY 2026
KR, 대체연료 시대의 해사 인력 양성을 고민하며 준비하다
대체연료 사용에 따른 선원 교육 및 역량 강화 방안
KR 시스템안전연구팀 김형수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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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운의 탈탄소 전환: IMO 규제 강화 흐름
IMO는 2023년 7월 개정 온실가스(GHG) 감축 전략을 채택하여 2050년 탄소 중립(Net-Zero) 달성을 공식 선언했다. 이는 기존 목표를 대폭 상향한 것으로, 2008년 대비 2030년까지 최소 20% 감축하고, 나아가 30% 감축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40년까지는 최소 70%를 감축하고, 가능하다면 80% 수준까지 감축을 확대한다는 구체적인 중간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EEXI(현존선 에너지효율지수)·CII(탄소집약도지수) 등 기술적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고 있으며, 탄소 배출에 비용을 부과하는 MBM(Market-Based Measures) 도입 논의도 가시화되고 있다. 기술적 규제와 경제적 유인책이 결합된 전방위적 압박 속에서, 글로벌 해운업계는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생존을 위한 본격적인 탈탄소 전환기에 진입하고 있다.
친환경 연료 확산과 해기사 역량 확보의 중요성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대체연료를 채택한 선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A.P. Moller - Maersk는 메탄올 추진선을 본격 운영 중이며, 2027년부터 2030년 사이에는 다수의 암모니아 추진선이 인도될 예정이다. IMO의 IGF Code를 비롯해 메탄올 및 에탄올 잠정 지침(MSC.1/Circ.1621) 등 관련 규제도 신속히 정비되며 선급과 검사기관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 발전과 규제 정비 속도에 비해 현장에서 대체연료를 안전하게 다룰 전문 인력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각 연료가 지닌 고유한 위험 특성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의 축적이 선박 하드웨어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장과 기술 발전 간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STCW 협약 개정을 통해 대체연료 선박 운용을 위한 자격 요건을 신설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등 국제사회는 제도적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결국 무탄소 선박 시대의 성패는 연료별 위험 특성을 이해하고 선박을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얼마나 선제적으로 양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주요 대체연료의 위험 특성과 안전관리 과제
대체연료 전환 가속화에 발맞춰, 각 연료의 물리적·화학적 위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안전 운항과 전문 인력 양성의 출발점이다. 다음은 주요 대체연료의 위험 특성을 비교한 표이다.
선박 대체연료별 위험 특성 비교
| 구분 | LNG | 메탄올 | 암모니아 |
|---|---|---|---|
| 인화성 | 높음 | 매우 높음 | 낮음 |
| 독성 | 낮음 (질식성1)) | 중간 (유독성2)) | 매우 높음 (강독성3)) |
| 폭발 위험 | 높음 | 높음 | 중간 |
| 저장 온도 | -162℃ (극저온) | 상온 | -33℃ 또는 고압 상온 |
| 취급 난이도 | 높음 | 중간 | 매우 높음 |
| 필수 안전장비 | · 극저온 보호복·장갑 · 보안경 · 가스감지기 · 극저온 저장설비 |
· 내화학 보호복·장갑 · 보안경 · 송기마스크 · 화재감지·소화설비 |
· 내화학 보호복·장갑 · 전면형 방독면 · 암모니아 감지경보기 · 물분무설비 |
| 탄소 배출 | 약 20% 감축 | 약 10~15% 감축 | 무탄소4) (0%) |
| 상용화 수준 | 전면 상용화 | 상용화 단계 | 초기 상용화 |
LNG (액화천연가스)
·극저온 화상과 화재·폭발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극저온 저장·취급 기술이 안전관리의 핵심
·미연소 메탄 배출(메탄슬립5)) 관리가 환경 과제로 남아 있으며,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 상용화된 가장 보편적인 친환경 연료
메탄올
·화재와 인체 독성(피부 접촉·흡입)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화재 예방과 독성 노출 방지가 안전관리의 핵심
·연소 시 미량의 포름알데히드가 생성되며, 2024년부터 HMM·머스크 등 다수 선박이 운항 중이고 국내 조선사 건조 활발
암모니아
·강한 독성과 부식성이 주요 위험으로 누출 시 치명적이며, 누출 감지·중화 시스템과 엄격한 독성 관리가 핵심
·완전 무탄소 연료로서 탄소중립의 핵심 대안
·2026년 세계 최초 암모니아 추진 선박 인도에 이어 HD현대·삼성중공업의 건조가 진행 중
*용어풀이
1) 질식성:산소 대체로 호흡 곤란 유발
2) 유독성: 인체 중독 증상 유발
3) 강독성:소량 노출로도 생명 위협
4) 무탄소:연소 시 CO₂ 배출 없음
5) 메탄슬립:LNG 연소 중 미연소 메탄가스의 대기 배출
이처럼 연료별로 위험 특성이 크게 다르고 요구되는 전문성의 깊이도 상이함에 따라, 획일화된 교육으로는 현장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 KR은 이러한 인력 양성의 현실적 공백을 직시하고, 국내 유일의 LNG 추진 및 벙커링 통합 교육 인프라인 LSC를 구축하여 대응에 나섰다.

KR LSC: 친환경 선박 전문인력 양성의 거점
KR의 LSC(LNG-Fueled & Bunkering Simulation Center)는 친환경 선박 전환기에 필요한 전문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구축된 국내 유일의 LNG 추진·벙커링 통합 교육 인프라이다. 2020년 9월 LNG FGSS(연료공급시스템) 설계 및 벙커링 실무 교육 과정을 정식 개설한 이후, 현재까지 500명 이상의 교육생을 배출했으며, 실무 중심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최고 수준의 교육 만족도를 유지하고 있다. 교육 대상은 선사 해기사와 기관사를 비롯해 조선소 설계 엔지니어, 기자재 제조사, 학계 연구 인력 등 해사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있다.
LSC LNG-Fueled & Bunkering Simulation Center 시설

LNG 벙커링 교육의 핵심, OTS 시뮬레이터
LSC의 핵심 설비는 LNG 추진선과 벙커링선의 화물 제어실(Cargo Control Room)을 실제와 동일한 수준으로 구현한 LNG OTS(Operator Training Simulator)이다. 세계적인 공정 해석 프로그램인 Aspen HYSYS 기반의 물리 모델과 실제 선박 제어 그래픽을 양방향으로 연동하여, 화물창 냉각(Cool-down)부터 LNG 선적, 벙커링 펌프 가동, 압력 평형 유지, 최종 벙커링 종료에 이르기까지 Ship-to-Ship 벙커링의 전 시나리오를 실시간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시뮬레이터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은 시각적 직관성에 있다. 화물창 내 액체 수위 변화, 호스 내부의 LNG 유동, Vapor Return 라인의 압력 변화 등을 정교한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여 학습자가 배관 내부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공정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실제 운항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재현함으로써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LNG OTS 시뮬레이터 운전 화면 (벙커링선 → 연료추진선 LNG 이송)

현장형 교육을 구현하는 훈련 체계
LSC는 학습자가 실제 선박 제어 시스템과 동일한 환경에서 밸브 개폐, 펌프 기동, 비상정지(ESD) 등을 직접 수행하는 참여형 실습(Hands-on Training)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HYSYS 공정 모델과 제어 시스템 간 실시간 양방향 신호 연동으로 학습자는 자신의 조작이 시스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즉각 확인할 수 있으며, 스냅샷(Snapshot) 기능을 통해 교관이 특정 운전 단계로 즉시 이동하거나 취약 구간을 반복 훈련하는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
통합 커리큘럼 구성
· 전문 지식:공정 설계 기초, LNG FGSS 최신 기술, 이중연료(DF) 엔진 개요 및 사례 연구
· 실무 설계: 실제 설계 고려 사항 및 STS(Ship-to-Ship) 벙커링 절차 심화 학습
· 안전 관리: LNG가 가지는 고유 위험성을 시뮬레이터로 재현
LSC 대체연료 실무교육 현장

교육 성과와 국내외 협력 확대
LSC는 현장 실무자부터 연구 인력에 이르기까지 해사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 해사 산업의 기술 경쟁력과 안전 운항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교육 실적
·2020년 9월 교육 과정 개설 이후 누적 교육생 500명 이상 배출
·선사 해기사와 기관사, 조선소 설계 엔지니어, 기자재 제조사 인력 교육
·한국해양대, KAIST, 울산대 등 학계와의 교류를 통한 전문성 심화
주요 방문 및 협력
·SK가스, Woodside Energy Ltd. 관계자 시설 방문 및 기술 검토
·싱가포르 해사항만청(MPA) 임원 방문: 선진 교육 인프라 확인
·국제해난심판 조사관 및 IMO GHG SMART Program 관계자 방문
국제 협력 확대
LSC는 IMO GHG SMART Program 및 싱가포르 해사항만청(MPA)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교육 모델의 글로벌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동남아와 중동 등 LNG 벙커링 인프라가 확대되고 있는 지역의 현지 인력 양성 지원에도 참여함으로써, 국제 해사 인력 양성의 중심축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차세대 연료 시대를 향한 도약
LSC는 현재의 LNG 중심 교육 역량을 바탕으로 메탄올과 암모니아 등 차세대 대체연료 선박에 대응할 수 있는 커리큘럼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선급을 아우르는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하여 '글로벌 신뢰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고, 친환경 선박 시대에 요구되는 전문 인력 양성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교육 혁신과 국제 협력 확대를 두 축으로 해사 인력 양성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차세대 대체연료 선박 시대를 이끌 새로운 교육 기준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해운산업의 공정한 탈탄소화 전환을 위한 도전 과제
– 선원교육훈련 중심으로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두현욱 교수(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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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운 탈탄소 전환과 선원 교육훈련의 미래
산업화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국제사회가 당면한 대표적인 환경 문제로, 시급한 해결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선박은 전 세계 물동량의 90% 이상을 운송하는 가장 경제적인 운송수단이지만, 그동안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인 화석연료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왔다. 이에따라 해운업계는 이를 대체하기 위한 친환경 연료, 다시 말해 대체연료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박에 적용되는 설계 및 설비에 대한 국제표준은 국제해사기구(IMO)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사실상 선박안전, 해양환경, 선원교육 및 선원노동 등 해사 분야 전반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전 세계의 온실가스 감축 규제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을 기반으로 도쿄의정서를 거쳐 현재는 파리 협정을 통해 이행되고 있지만, 국제해운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문제는 IMO를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대응하고 있다.
특히 IMO는 2013년 MARPOL 협약 부속서 Ⅵ 개정을 통해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 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를 도입한 이후, 2050년경 국제해운산업의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Net-Zero) 달성이라는 도전적인 목표 달성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에 따라 대체연료의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한 선박 안전 및 환경 분야의 국제기준 개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체연료는 선박에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온 석유(Bunker) 외의 연료를 포괄적으로 의미하며, 석유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선박 설비와 운항 시스템에 대한 안전기준 마련과 함께 선원의 교육훈련 및 승무자격 제도 역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즉, 기존의 선원이 변화하는 해운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승무할 수 있도록 관련 국제협약의 개정이 필요하며, 각 국가는 선원의 고용 안정과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국제해운산업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IMO의 선박기인 온실가스 배출 Net-Zero 정책과 관련하여 선원 교육훈련 제도의 변화를 살펴보고, 향후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국제적인 선박기인 온실가스 감축 규제가 선원 교육훈련에 미치는 영향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해사산업의 국제적 노력
2013년 개최된 국제노동기구(ILO) 제102차 총회에서는 기후변화가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 원칙과 지침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그 결과, 2015년에 개최된 노동 단체, 사용자 단체 및 정부간 회의에서 공정한 전환에 관한 지침서가 채택되었다(ILO, 2015).1) 이 지침서는 향후 기후변화 체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전제로, 인류의 지속적인 성장과 양호한 근로 환경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국제노동기구의 비전을 담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해 모든 산업의 생산·유통 과정이 친환경적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이러한 전환이 노동자에게 양호한 근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동자, 사용자 및 국가가 따라야 할 기본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지침서는 국가가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 노동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하고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근로권을 보호하는 한편 경력개발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사용자 및 노동자와 협력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ILO, 2015).2) 즉, 이 지침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산업계와 국가 정책의 대응이 인류의 지속적인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MARPOL 협약 개정에 따른 선박기인 온실가스 배출 규제의 변화는 결코 조선업계와 해운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는 노동시장 관점에서 선원 교육훈련과 고용 분야에도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대체연료 없이는 해운업계의 넷제로(Net-Zero)는 실현될 수 없기에, 상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함께 국제적인 수준의 선원 교육훈련 및 승무자격 제도에 대한 논의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선원의 고용안정과 지속적인 개인 역량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과 법,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IMO, ILO, ICS, ITF 및 UN Global Compact로 구성된 Maritime Just Transition Task Force(MJTF)가 출범하였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선원 노동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3)
1)ILO, Guidelines for a Just Transition towards Environmentally Sustainable Economies and Societies for All, 2015, p. 3.
2) lbid, pp. 4-5.
3) Maritime Just Transition, Mapping a Maritime Just Transition for Seafarers(2022, 11), p.2 (https://www.imo.org/en/OurWork/HumanElement/Pages/Maritime-Just-Transition.aspx).

해운산업계의 공정한 전환과 관련된 국제적인 기준
·국제노동기구
① 해사노동협약
해사노동협약(MLC) 제4조 제1항에서는 선원의 고용권과 사회권에 관한 기본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모든 선원은 안전기준을 충족하고 안전이 보장되는 작업환경에서 근무할 권리를 가지며, 제4항에서는 건강 보호, 의료 관리, 복지 조치 및 기타 사회적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MLC 규정 제1.3조는 선원이 건강과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훈련과 자격을 갖추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MLC 규정 1.4조 제3항에 따른 선원의 훈련과 자격증명은 국제적으로 STCW 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Standards of Training, Certification and Watchkeeping for Seafarers, 1978, as amended)을 통해서 이행되고 있다. 아울러 MLC 규정 제2.8조는 선원의 경력, 기술개발 및 선원 고용 기회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다. 즉, 발전하는 선박 기술을 고려하여 당사국은 선원의 고용을 증진하기 위한 국가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규정 제2.8조 제1항 및 기준 가 제2.8조 제1항).
선원의 고용안정은 지속적인 경력 개발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서 실현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사국은 선박소유자 및 선원 단체와 협의 후 선원의 직업 안내, 교육 및 훈련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수립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수립 과정에서 당사국은 반드시 다음 세 가지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선박소유자 단체와 함께 경력 개발 및 기술훈련 제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자격을 갖춘 선원의 직종별 등록부 또는 선원명부를 작성하여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원의 고용을 증진하는 제도의 수립이 필요하다. 셋째, 적절한 근로의 확보 및 유지, 노동시장 여건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선원에게 선내 및 육상에서 지속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기술 개발과 해기 능력 확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ILO의 공정한 전환 지침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환경 변화는 전 세계 약 12억 명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대륙별 산업구조의 불균형으로 인해 국가별 피해 규모에도 큰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제1차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 남미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피해 규모는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기후변화가 국가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ILO, 2018).4) 이뿐만 아니라 인간의 복지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간접적인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지금까지 인류가 이룩한 모든 산업, 경제, 문화 및 법질서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후변화 대응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변화된 환경 적응으로 이어진다. 특히 에너지의 전환은 산업혁명 이후 형성된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 구조로부터 탈피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으로서, 모든 산업계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모든 국가는 다가오는 기후변화 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환이 필요하다. 그 방향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ILO의 공정한 전환에 관한 지침서5)가 제시하고 있다. 비록 이 지침서는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ILO의 삼자주의 원칙에 기반하여 정부, 노동자 및 사용자가 친환경적인 탈탄소화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특히, 고용 기회 확대 및 사회 보호 증진을 포함한 9가지 주요 정책 영역을 고려하여, 공정한 전환의 추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4) ILO, Greening with Jobs(International Labour Office : Geneva, 2018), pp.19-20 ; 동 보고서의 분석 내용 중 농업의 경우, 아프리카는 217,263개의 직업이 있는 반면에 유럽은 42,108개가 있으며 어업은 아프리카가 5,118개, 유럽 603개, 화학은 아프리카 247개, 유럽 1,338개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5) ILO, op. cit., p.3.
ILO의 공정한 전환 지침서의 핵심 정책 영역
출처: ILO Guidelines for a just transition towards environmentally sustainable economies and societies for all
·STCW 협약
STCW 협약은 1984년에 발효된 이후, 1995년 및 2010년 두 차례의 전면 개정이 이루어졌다. 선박에 적용되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선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선박의 안전 운항과 해양환경 보호라는 국제사회 공동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10년 개정협약이 채택될 당시에는 선박기인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선원교육 강화의 필요성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다. 이후 MARPOL 협약 부속서 VI에서 규제하는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의 배출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LNG와 메탄올 등 저인화점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의 발주가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IMO는 2015년 IGF Code(International Code of Safety for Ships Using Gases or Other Low-flashpoint Fuels)를 채택하였으며(IMO, 2015)6), 가스연료의 특성을 고려한 선원 교육의 요건을 강화하기 위해 STCW 협약도 개정하였다. (IMO(b), 20157); IMO(c), 20158)) 다만 당시에는 IGF Code 적용 대상 선박의 발주량이 단시간에 급등하지 않았기 때문에 STCW 협약 개정이 국제사회가 크게 우려할 수준의 변화로 인식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2023년 IMO가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개정하는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대체연료의 기술 개발과 선박 운항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으며 선원 교육훈련 및 자격증명 제도의 개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2010년 이후 변화한 해운사업 환경을 반영한 STCW 협약 전면 개정 작업이 2023년부터 선원의 안전, 훈련 및 당직 근무 전문위원회(HTW, Sub-committee on Human Element, Training and Watchkeeping)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대체연료에 대한 안전지침이 충분히 강제화되지 않았으며, 오랜 사용 기간을 통해서 인적 요인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지 않았기에 선원 교육요건 개정이나 신설을 개정 범위에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방향은 올해 2월에 개최된 제12차 HTW에서 수정되었다.
현재 2025년 신규 의제로 대체연료에 대한 선원교육 요건 개발 작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올해 초 메틸, 에틸알코올, 메탄올, 암모니아에 대한 선원교육 요건 임시지침이 개발되었다. 향후에는 수소 배터리, LPG 등에 대한 임시지침도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는 선박에 대체연료 실용 기술이 활용되는 시점에 국제적인 선원 교육훈련 및 승무 기준의 준비 미흡으로 인해 기술 도입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결과이다. 더욱이 STCW 협약의 전면 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
현재 IMO에서 개발 중인 대체연료 및 신기술 개발과 관련된 선원 교육요건은 연료 및 신기술의 특성을 고려한 세부적인 KUP(Knowledge, Understanding & Proficiency)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향후 어떠한 방식으로 임시지침이 반영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IGF Code 채택과 동시에 개정된 STCW 협약 제5장 규칙 Ⅴ/3 및 코드 A-V/3의 개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행 규정은 약 10년 전의 기술력과 LNG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대체연료의 특성을 고려하여 선원의 승무자격 요건을 연료별로 달리 정할지, 아니면 공통적인 자격 요건을 규정하면서 선박과 선원의 안전에 필수적인 교육요건만을 달리 할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6) IMO, MSC.391(95) – Adoption of the International Code of Safety for Ships Using Gases or Other Low-Flashpoint Fuels, 11 June 2015.
7) IMO, Res. MSC.396(95) – Amendments to the International Convention on Standards of Training, Certification and Watchkeeping for Seafarers, 1978, as Amended, 11 June 2015.
8) IMO, Res. MSC.397(95) – Amendments to the International Convention on Standards of Training, Certification and Watchkeeping for Seafarers, 1978, as Amended, 11 June 2015.

선원의 공정한 전환을 위한 해외 정책 사례
·덴마크
덴마크 해운업계는 2050년까지 실질적인 탄소중립(Net-Zero)을 달성한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수립하였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덴마크 선대의 최소 5%를 2030년까지 그린수소 또는 다른 대체연료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30년경부터는 덴마크 선박 소유자가 발주하는 모든 신조선에 대해 넷제로(Net-Zero) 연료를 사용하거나 넷제로(Net-Zero) 추진 장치를 탑재하도록 하는 방침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덴마크는 세 가지 중점 추진 사항을 내세우고 있다. 첫째, 현재의 해운을 녹색 해운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변화하는 국제정세와 환경보호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MARPOL 협약 온실가스 규제의 이행 노력을 의미한다. 둘째, 덴마크 해운산업을 국제적인 역량을 갖춘 허브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국제해운산업계에 덴마크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해운산업 서비스를 포함해서 해운 관련 기술력을 높여 국제 사회를 선도하는 해운 강국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셋째, 해운산업이 직면한 다양한 과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 제시로, 덴마크 해운이 직면한 현장과 법제도 도전 과제를 적극적으로 극복해 나가겠다는 정책 의지로 이해할 수 있다(Danish Shipping, 2022).9)
특히, 세 번째 전략과 연계된 과제로서 선원을 포함한 경쟁력 있는 인력의 확보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해운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젊은 세대의 유입을 장려하는 장기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운 전문가 양성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선발 규모도 기존 350명에서 최근 400명까지 확대하였다. 해당 프로그램은 실습생뿐 아니라 현직 선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되며, 선주단체(Danish Shipping)가 선사와 참가자를 연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10)
덴마크는 온실가스 감축 기술을 도입한 선박의 운영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경험 축적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4개의 Wingsails를 정착한 M/T Justlandia Swan의 운항11)과 바이오 연료유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Cleanship Project12)를 추진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신기술과 대체연료의 사용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그와 함께 선원에게 요구되는 직무와 교육훈련 요건 개발에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9) Danish Shipping, Towards Zero: Strategy of Danish Shipping 2022–2025, January 2022, pp. 5–12.
10) Ibid, pp. 2-3.
11) https://maritime-professionals.com/danish-test-vessel-to-help-chart-the-course-for-sail-assisted-emission-reductions-in-shipping/.
12) https://www.dti.dk/projects/cleanship/welcome-to-the-cleanship-project/46089.
·노르웨이
노르웨이는 2024년 기준 전 세계 선복량 순위 5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선주국이다.13) 정부 통계에 따르면 등록선박은 1,577척으로, 2023년 대비 약 14척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14) 또한 풍부한 해양수산자원을 바탕으로 해양플랜트 산업과 수산업을 포함해서 해양산업이 종합적으로 발달한 국가이기도 하다. 노르웨이의 해사 탈탄소화 동향을 살펴보면, 특히 민간 차원에서의 목표가 눈에 띈다. 노르웨이 선주협회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2030년까지 200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50% 감축과 2050년까지 Net-Zero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향후 대체연료 선호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바이오연료(Biofuel)가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으며, 그 뒤를 암모니아, 메탄올, 수소 및 전기추진 (배터리) 등이 따르고 있다.15) 선박의 자동화와 대체연료 추진선 도입이 확대되면서 변화하는 선박 시스템과 선박 운항 관리는 결국 선원과 선박소유자 모두에게 중요한 도전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도입됨에 따라 선원과 선박 소유자 모두 실제 운항 경험을 미래 선원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으로 평가하고 있다.16) 또한 노르웨이 선박 소유자가 현재의 선원 교육훈련과 승선훈련 체제만으로는 미래의 해운산업이 필요로 하는 선원 양성에 미흡하다고 평가17)한 것은 우리도 주목할 사항이다.
13) Norwegian Shipowners' Association, Maritime Outlook 2024, March 2024.
14) Statistics Norway,https://www.ssb.no/en/transport-og-reiseliv/sjotransport/statistikk/handelsflaten-norskregistrerte-skip
15) Norwegian Shipowners' Association, Maritime Outlook 2024, 2024, pp. 21–22.
16) Ibid, p.50.
17) Ibid, p.56.
·싱가포르
대체연료의 공급망 확보는 대체연료 추진선의 상용화에 필수적인 기반 조건이다. 세계 최초로 싱가포르는 선박(Ship to Ship) 간의 메탄올 벙커링뿐만 아니라, 암모니아 추진선의 벙커링도 성공함으로써 대체연료 선박 시대에 앞장서서 준비하고 있다.18)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선원공급국과 인접해 있어서 선원의 교대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지리적 이점을 고려해서 Singapore’s Maritime Energy Training Facility(METF)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24년에서는 싱가포르 정부, 산업계 및 노동계가 공동으로 MPA–SMF Office를 설립하였다. 이를 통해 항만노동자와 선원을 대상으로 대체연료와 관련된 전환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기반시설의 투자와 함께 전문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19)
18) https://www.mpa.gov.sg/media-centre/details/singapore-gears-up-to-meet-net-zero-needs-of-shipping
19) https://www.mpa.gov.sg/media-centre/details/maritime-energy-training-facility-to-deliver-competencies-for-maritime-workforce-to-handle-new-fuels

대한민국의 공정한 전환을 위한 정책 과제
·공정한 전환을 위한 정책 수립
우리나라는 수출입 물동량의 99.7%를 선박을 통해서 운송하고 있으며, 지리적 위치 및 국가안보 등 국가정책 차원에서 보더라도 선원 양성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에 따라 선원법 제107조는 해양수산부가 5년 주기로 선원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제2차 선원정책 기본계획(2024-2028)이 시행되고 있다. 제2차 기본계획에는 국제해운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과 STCW 협약 개정 작업을 고려해서 최첨단 선박 운항 기술 교육과 함께 대체연료 선원의 커리큐럼 개발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선원의 공정한 전환은 정부의 정책만으로 실현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탈탄소화가 진행되는 해운산업은 기존과는 다른 전문 역량을 갖춘 해기사를 필요로 한다. 올해 3월말 제정 공포된 「녹색해운항로구축지원특별법」 제5조 제1항에서는 해양수산부장관이 녹색해운항로 구축 지원을 위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조 제2항 제4호에서는 전문인력 양성을 주요 추진 과제로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는 앞서 언급된 ILO의 공정한 전환을 위한 지침서를 고려하여 선원의 공정한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시행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전문인력 양성정책 개발과 추진 과정에서 산업계와 노동계의 참여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대체연료 관련 설비의 개발자와 선원교육기관의 참여도 필수적이다. 현재 대체연료 추진선 운항에 관한 지식과 경험은 아직 해운산업계에 충분히 축적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구매자(선박 소유자)와 이용자(선원)의 참여만으로는 해운산업의 공정한 전환을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설비 제조업체가 보유한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공유되고, 구매자와 이용자 간의 피드백(Feedback)이 자유롭게 오가며, 그 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선원교육에 반영될 수 있는 선순환적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지식공유 플랫폼은 해기 역량의 강화와 함께 국내 조선산업 및 선박기자재업체의 기술 발전과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적인 교원 양성 및 확보
현재 LNG를 제외한 대체연료 추진 선박 운항은 초기 단계다. 선박 추진 에너지원의 전환에 따라 선원의 국제적인 표준 기준(STCW 협약)의 개정은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종전의 선행 연구물들은 선원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를 예상하고 있으며, 교육 수요에 비례하는 선원교육 기관의 준비를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행 국제적인 표준에 부응하는 자격을 갖춘 교원의 양성과 확보가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실무적인 경험 및 지식을 겸비한 교원을 단기에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대체연료 시험 운항 및 연구 개발 단계부터 현(現) 교원의 참여와 함께 자체적인 양성 계획을 수립해서 시행할 필요성이 있다.
·안전 및 기술적 문제 등 경험 공유
산업계와 각국은 대체연료 기술 개발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한편, 대체연료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선박과 승선자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공공 안전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 간 경제 및 과학기술 수준의 불균형으로 인해 개발도상국은 여전히 환경규제 도입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기술의 제도화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확대시키고, 경제적, 환경적 편익이 일부 국가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선원 송출국의 대부분이 개발도상국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국제기구 차원에서 선원 양성에 필요한 경험, 지식 및 기술력을 공유할 수 있는 국제 협력 및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사업이 본 궤도에 정착될 수 있는 국제적 기금 마련도 시급하다.

맺으며
IMO의 넷제로(Net-Zero)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선박 추진 에너지원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대체연료로의 전환은 비단, 선박에 적용되는 기술 기준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해운 경영 및 경제, 선박 관리 및 운항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후변화 시대에는 지속적인 인류의 발전과 사회적 안정을 위한 공정한 전환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간 대한민국 해운산업계가 탈탄소 실현을 위한 기술적 고도화에 전력을 다해왔다면, 이제는 그 기술을 이용할 ‘사람’, 즉 선원의 공정한 전환을 위해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본 기고는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소속 기관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탈탄소 시대, 전기추진 선박은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인가
KR 디지털솔루션팀 정기화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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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025년 10월 런던에서 열린 IMO MEPC는 Net-Zero Framework의 공식 채택 논의를 1년 연기하며 막을 내렸다. 규제의 시계는 잠시 늦춰진 듯 보였지만, 시장과 기술의 변화는 멈추지 않고 있다. 2024년 EU ETS의 해운 부문 편입, 2025년 FuelEU Maritime의 단계적 시행, 그리고 2030년부터는 여객선과 컨테이너선을 대상으로 EU 항만 정박 시 육상 전원공급장치(OPS, Onshore Power Supply) 사용이 단계적으로 의무화될 예정인 가운데, 글로벌 해운 산업은 탈탄소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제 선박은 더 이상 단일 연료와 단일 추진 방식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전기추진 기술(Electric Propulsion)이 있다. 전기추진은 단순한 친환경 추진 기술을 넘어, 배터리, 연료전지, 수소와 암모니아, 메탄올 등 차세대 연료는 물론,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까지 다양한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과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는 전력 기반의 통합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규제와 시장이 함께 만드는 전동화의 흐름
앞서 살펴본 규제 흐름은 결국 선박이 더 이상 단일 동력원에 의존할 수 없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운항 모드별로 가장 적합한 에너지원의 선택과 조합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요구를 가장 유용하게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바로 ‘전기추진’이다.
시장 역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노르웨이는 완전 배터리 전기 페리 ‘Ampere’의 상용화를 통해 연안 여객선 전동화 가능성을 입증한 이후, 관련 기술 적용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중국은 배터리 기반 화물선의 대형화와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은 ‘e5 프로젝트’를 통해 전기추진 화물선 상용화에 이어 연료전지 추진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 역시 DC Grid 기반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선박 실증에 성공했으며, K-조선 차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중형 및 대형 선박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첫 전기추진 스마트선박 ‘울산태화호’ AI 재구성 이미지
출처: AI-generated image
전기추진 기술의 핵심
전기추진 선박은 발전(Generation), 배전(Distribution), 추진(Propulsion) 세 단계의 시스템이 통합된 ‘전기 기반 아키텍처(Electric-based Architecture)’이다. 각 단계의 선택지를 어떻게 조합하는가에 따라 선박의 성능과 효율, 환경 성능, 그리고 향후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 용이성이 결정된다.
· 발전 시스템선박 전력의 출발점인 발전 시스템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디젤 발전기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가변속 엔진 발전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연료전지를 결합한 ‘다원화(Multi-source) 하이브리드 발전’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가변속 발전 시스템은 운항 상황과 전력 사용량에 맞춰 엔진 회전수를 조절할 수 있어, 기존 정속 운전 방식보다 저부하 구간에서 연료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실제 시험에서는 약 9~23% 수준의 연료 절감 효과도 확인됐다. 배터리 시스템은 피크 셰이빙(Peak Shaving), 예비 동력, 부하 분담 등 운항 프로파일별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메탄올, 암모니아 등 무탄소 및 저탄소 연료를 직접 전기로 변환하는 차세대 발전원으로, 운항 중 직접 배출을 최소화하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 배전 시스템배전 시스템은 발전된 전력을 추진 및 보조 부하로 분배하는 선박 전력망의 핵심이다. 방식에 따라 교류(AC) 배전과 직류(DC) 배전으로 구분된다. 전통적인 AC 배전은 검증된 안정성과 호환성이 강점이지만, 발전기 간 동기화와 정속 운전이 필요해 부하 변동이 큰 운항에서는 효율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DC 배전은 발전기의 가변속 운전을 허용하고, 배터리와 연료전지를 직접 DC 버스에 연결할 수 있어 하이브리드 구성과 친환경 연료 도입에 유리하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친환경 선박 신조 프로젝트에서도 DC 배전 적용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 추진 시스템추진 시스템은 전기 에너지를 물리적인 추진력으로 변환하는 최종 단계이다. 가변주파수 제어(VFD, Variable Frequency Drive)를 통해 전 운항 영역에서 효율을 극대화하며, 선박의 운항 프로파일(Operational Profile) 및 출력 요구 사양에 최적화된 전동기 방식을 적용한다. 견고성과 경제성이 뛰어난 유도전동기, 혹은 고효율과 정밀 제어에 특화된 동기전동기 중 선박의 특성에 부합하는 솔루션이 선택된다.
결국 전기추진의 핵심은 ‘어떤 모터를 사용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추진 시스템의 조합이 해당 선박의 운항 프로파일에 가장 적합한가’라는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 문제에 가깝다. 같은 선종이라도 운항 항로와 부하 패턴, 정박 비중에 따라 최적의 구성은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전기추진의 4가지 스펙트럼— 선종별 최적의 조합은?
전기추진은 하나의 단일 기술이 아니라, 발전원과 배전 구조, 추진 방식의 조합에 따라 구성되는 하나의 ‘스펙트럼’에 가깝다. 선박의 용도와 운항 환경에 따라 최적의 조합이 달라지며,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다만 전기추진이 모든 선박에 대한 해법은 아니다. 정출력 운항이 많은 대형 화물선의 경우에는, 다단계 에너지 변환 과정의 손실로 인해 엔진 직결 방식보다 효율이 낮아질 수 있다. 반면 입출항이 잦거나 부하 변동이 큰 연근해 선박이나 예인선, 작업선, 특수목적선에서는 전기추진의 장점이 더욱 크게 나타난다.
결국 전기추진의 도입은 단순한 친환경 기술 적용을 넘어, 선박의 운항 프로파일과 비용 구조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전략적 선택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전기추진의 4가지 유형과 적용 선종
| 발전기 기반 통합전기추진 | 발전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추진전동기로 공급, 단일 발전원 구조 | 크루즈선, LNG 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 배치 자유도, 부분 부하 효율, 정숙성 |
|---|---|---|---|
|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 발전기, 배터리, 연료전지 복합 운용, 부하 변동에 따라 동력원 분담 | Ro-Ro, 중형 여객선, 다목적 작업선 등 | 저부하 구간 연료 및 배출 저감, 운항 유연성 |
| 순수 배터리 전기추진 | 배터리 단일 동력원, 무배출 운항 | 단거리 카페리, 항만 작업선 등 | 운항 중 탄소배출과 소음 저감, 항만 인근 환경 개선 |
| 연료전지 기반 전기추진 | 수소와 메탄올, 암모니아 등 무탄소 및 저탄소 연료를 전기에너지로 변환 | 연구선, 여객선, 일부 특수선 및 군함, 수소 운반선 | 고효율 발전, 운항 중 직접배출 최소화 |
출처: KR. 전기추진선박 시스템의 이해 기반 재구성
전기추진 선박의 미래 전망
전기추진은 그 자체로 완결된 기술이 아니라, 앞으로 등장할 다양한 친환경 기술이 올라타게 될 공통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이미 발전, 배전, 추진 시스템 전반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발전원으로의 확장
LNG 및 바이오연료,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차세대 연료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선박의 발전 시스템도 기존 디젤 발전기 중심 구조에서 점차 다원화되고 있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이중연료(DF) 발전엔진과 암모니아 기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시스템이 개념설계와 실증 단계를 거쳐 상용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DF 엔진은 연료전지와 비교해 급격한 부하 변화와 피크 부하 대응에 유리하며, 연료전지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탄소 배출 저감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이처럼 서로 다른 특성의 발전원을 운항 조건에 맞춰 조합하는 하이브리드 구조가, 운항 안정성과 환경성, 출력 대응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추진 선박 통합 전력 추진 시스템 구성도
출처: KR. 전기추진선박 시스템의 이해
직류 고압화(MVDC), 차세대 선박 전력망의 핵심
선박 전동화의 차세대 변곡점은 배전 전압의 고압화와 직류(DC) 기반 전력망으로의 전환이다. 기존 대형 선박은 주로 전력 계통의 표준이었던 교류(AC) 방식을 사용해 왔지만, 발전기 동기화 및 전력 변환 과정에서 불가피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고압직류배전시스템(MVDC, Medium Voltage Direct Current)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AC 방식의 제약을 탈피하여 전력 변환 단계를 단순화하고 관련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이를 통해 대형 전기추진선에서 시스템 전체의 전력 통합 효율을 기존 AC 방식 대비 최대 약 20%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발전원이 다양해질수록 DC 기반 통합 구조가 유리하며, 컨테이너선 및 LNG 운반선과 같은 초대형 선박에서는 작은 효율 차이도 운항 경제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MVDC는 대형선 전동화의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다.
정교한 출력 제어 플랫폼의 부상
추진 시스템 분야에서는 MMC(Modular Multilevel Converter) 기반의 고압 추진 드라이브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MMC 구조는 모듈식 확장성, 고장 허용성, Transformerless MVDC 통합 가능성 등의 이점이 있으며, 특히 출력 파형 품질이 우수해 진동 및 소음 저감 측면에서 함정과 대형 전기추진선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한때 연안선과 특수선의 옵션으로 여겨졌던 전기추진이 대형 화물선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력원의 새로운 가능성, 소형모듈원자로(SMR)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는 운항 중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한 번의 연료 장전만으로 운항할 수 있는 차세대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장거리 운항이 필요한 대형 선박의 탈탄소화 대안으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SMR은 전기에너지를 기반으로 추진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전기추진과의 연계성이 높다. 현재 IMO에서는 원자력 추진선 관련 안전기준 개정과 차세대 원자력 기술 적용을 위한 규제 체계 정비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주요 조선소와 글로벌 해운 업계 역시 개념설계와 기술 검토를 확대하고 있다.

표준이 되어가는 전기추진, 전략적 대응이 관건
전 세계적인 환경 규제 강화와 탈탄소 기조 속에서 전기추진은 더 이상 일부 특수선에 국한된 기술이 아니다. 단거리 연안선과 항만 작업선을 넘어, 중형 및 대형 친환경 선박으로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되며 새로운 추진 체계의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탈탄소 시대의 핵심은 특정 연료 하나를 선택하는 데 있지 않다. 선종과 운항 환경에 맞는 최적의 에너지 조합과 추진 체계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중심에는 전력 기반의 유연한 동력 구조인 전기추진 시스템이 있다. 즉, 앞으로의 경쟁력은 “전기추진을 적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최적화할 것인가?”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운과 조선업계 전반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새로운 추진 기술과 에너지원에 대한 실증 확대를 비롯해 국제 기준 및 인증 체계 정비, 기술 융합을 위한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선급(KR) 역시 고압직류배전시스템(MVDC), 고용량 배터리 시스템, 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기반 동력원,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추진 기술에 대한 검사 및 인증 체계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KR은 전기추진 및 하이브리드 전력 시스템 지침서 제정과 배터리와 연료전지 형식승인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산업 현장의 안정적인 기술 적용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탈탄소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 ‘PILOT’을 통해 규제 대응 비용, 연료 전환, 에너지절감장치(ESD) 적용 효과 등을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며, 전기추진을 포함한 동력계통 구성 검토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처럼 탈탄소 시대의 전기추진은 더 이상 미래 개념에 머무르지 않는다. 산업 전반이 함께 준비해야 할 새로운 해양 모빌리티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