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ulatory Updates

KR Decarbonization Magazine

VOL.13 | JULY 2026

| IMO MEPC 84와 이후 동향 |
MEPC 84, IMO 중기조치의 향방을 가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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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ZF 채택 지연 이후 첫 시험대

MEPC 84는 단순한 환경규제 개정 회의를 넘어, IMO 중기조치(NZF, Net-Zero Framework)의 향후 방향성과 국제해운 탈탄소 정책의 실질적인 이행 가능성을 둘러싼 회원국 간 입장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회기로 평가된다. 특히 NZF를 반영한 MARPOL Annex VI 개정안이 지난해 MEPC 특별회기(ES.2)에서 최종 채택되지 못한 이후 처음 개최된 첫 정기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회의는 기존 NZF 체계 유지 여부는 물론, 향후 수정 및 보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되었다.

현재 논의 중인 IMO 중기조치는 선박의 온실가스 연료집약도(GFI)를 관리하고, 목표치를 초과한 배출량에 대해서는 보충유닛(RU) 또는 초과유닛(SU)을 활용하여 상쇄하도록 하는 구조를 기본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여금(Contribution) 체계를 포함한 재정 메커니즘의 지속 여부와 제도의 실질적인 이행 가능성을 둘러싸고 회원국 간 입장 차이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세부 규정과 운영방안은 향후 ISWG-GHG 회기간 작업반에서 추가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회원국 간 입장 대립과 대안 논의 부상

이번 회기에서는 EU와 군소도서국(SIDS)을 중심으로 기존 NZF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제기된 반면, 미국과 산유국 및 일부 주요 해운국들은 비용 부담, 연료 공급의 현실성, 산업계 수용성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맞섰다. 이처럼 회원국 간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드러난 가운데, 라이베리아 공동제안과 일본 제안은 기존 NZF 체계의 보완 가능성을 제시하며 향후 논의의 중요 대안으로 부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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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현실을 반영한 대안 제안

라이베리아 공동제안은 기존 NZF의 규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시장 기반 접근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GFI 감축 목표를 고정된 규제값이 아닌 저탄소 연료의 가격 경쟁력, 공급 규모 및 시장 성숙도와 연계하여 설정함으로써 실제 연료 시장의 준비 수준을 반영한 단계적 감축 체계를 제안하였다. 또한 IMO 넷제로 펀드와 같은 별도 재정 메커니즘보다는 SU의 거래, 이월 및 차입 기능을 확대하여 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장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감축 경로를 마련함으로써 산업계의 투자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였다. 다만 감축 목표 미달 시 활용 가능한 대체 수단의 실효성과 제도 운영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본 제안은 기존 NZF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도 산업계의 부담 완화하고 제도의 이행 현실성을 높이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IMO 넷제로 펀드에 대한 의무 기여 수준 완화, 별도 펀드 조성 대신 특정 감축 프로젝트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방안, SU 활용 범위 확대, 그리고 LNG 등 전환 연료의 역할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GFI 목표 수준을 조정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또한 향후 감축경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해상운송 수요와 에너지 효율 향상 수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며, 보다 실현 가능하고 산업 친화적인 탈탄소 이행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NZF와 대안 제안의 비교 평가

기존 NZF는 기술적 조치와 경제적 조치를 결합함으로써 비교적 명확한 탈탄소 신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높은 준수 비용과 복잡한 제도 구조, 그리고 대체 연료 공급 현실과의 괴리 등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비해 라이베리아 및 일본 제안은 시장 현실과 산업계의 수용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제도의 이행 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 그러나 감축 목표의 환경적 엄격성이 완화되고 장기적인 탈탄소 유인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탈탄소 규제를 넘어 산업정책으로

이번 논의는 국제해운의 탈탄소 규제가 더 이상 환경규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에너지 공급망과 연료시장, 산업 경쟁력, 지정학적 이해관계 및 글로벌 재정 메커니즘과 직결되는 산업정책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기존 EEDI, EEXI, CII 체계가 선박의 에너지 효율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IMO 중기조치는 실제 사용 연료와 배출량에 경제적 비용을 부과하는 사실상의 글로벌 탄소가격 체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대체연료의 공급 불확실성, 높은 투자비용, 기술 성숙도 부족 및 지역별 인프라 격차 역시 향후 제도 설계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핵심 요소로 부각되었다.

결국, MEPC 84는 국제해운 탈탄소 정책이 단순한 환경규제를 넘어 글로벌 산업 구조 전환과 시장 재편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 회기로 평가된다. 향후 ISWG-GHG 회기간 작업반과 차기 MEPC에서는 NZF 수정 여부와 대안적 중기조치 도입 가능성, 보상 및 분담 체계, ZNZ 연료 기준 및 LCA 세부 규정 등에 대한 논의가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제해운 및 조선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 역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산업계 또한 정책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선제적 기술개발, 국제 논의 참여를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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