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KR Decarbonization Magazine

VOL.13 | JULY 2026

지속가능한 해운을 향한 전환,
기술과 사람 그리고 실행


국제해운의 탈탄소 전환은 다시 한 번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IMO Net-Zero Framework를 둘러싼 논의는 기존안의 채택 가능성뿐만 아니라, 산업계의 수용 가능 수준을 반영한 수정안의 제안과 채택 연기 가능성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공존하는 상황입니다. 오는 11월에 개최될 MEPC 회의에서는 이러한 쟁점을 바탕으로 IMO Net-Zero Framework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이러한 IMO 논의의 향방은 EU의 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EU ETS와 FuelEU Maritime을 중심으로 이미 독자적인 해운 탈탄소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EU가 IMO의 결정에 따라 정책을 어떻게 조정할지 역시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국제 규제와 지역 규제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해운·조선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정책 환경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항상 강조해 온 것처럼, 규제의 불확실성이 탈탄소의 방향성 자체를 바꾸지는 못합니다. 속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고, 제도의 형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운의 탈탄소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현실입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먼 미래의 제도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도 현재 무엇을 준비하고 실행할 것인지에 집중하는 일입니다.

이번 호의 Insights에서는 다양한 대체연료의 등장에 따른 선원 교육과 역량 강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루 었습니다.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대체연료는 각각 다른 위험 특성과 운용 요건을 가지고 있으며, 선박의 기술적 전환만큼이나 이를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의 준비가 중요합니다. 탈탄소 전환이 진정으로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연료와 설비의 도입뿐만 아니라, 이를 다루는 사람의 역량도 함께 전환되어야 합니다.

또한 이번 호에서는 해운산업의 공정한 탈탄소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선원 교육훈련의 미래도 함께 조망 했습니다. 대체연료 선박의 확대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문제가 아니라, 선원의 자격과 교육훈련, 고용 안정, 그리고 국제적인 교육 기준의 변화와도 연결됩니다. 탈탄소 전환이 특정 기업이나 국가만의 경쟁력이 아니라 해운산업 전체의 지속가능한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선원 교육과 역량 개발이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대체연료와 함께 친환경 추진 기술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전기추진 선박도 이번 호에서 심도 있게 분석했습니다. 전기추진은 단순히 배터리를 사용하는 추진 방식에 그치지 않습니다. 배터리, 연료전지, 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나아가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와 같은 차세대 에너지원까지 유연하게 연결할 수 있는 전력 기반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선박이 더 이상 단일 연료와 단일 추진 방식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시대에, 전기추진은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를 통합하는 중요한 기술적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GHG 감축을 위한 디지털라이제이션 기술도 함께 소개합니다. 운항 최적화, 데이터 기반 성능 분석, 국제표준과 연계된 디지털 솔루션은 선박의 효율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을 보다 실질적인 영역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탈탄소 전환은 연료 전환만으로 완성될 수 없습니다. 에너지 효율 향상, 운항 방식 최적화, 데이터 활용, 그리고 신뢰성 있는 검증 체계가 함께 갖춰질 때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감축 경로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Regulatory Updates에서는 MEPC 84와 이후 IMO 논의 동향을 중심으로, IMO 중기조치의 향방과 향후 규제 환경을 짚어보았습니다. Net-Zero Framework의 세부 구조와 채택 시점, 산업계 수용성, EU 규제와의 관계는 앞으로 해운산업의 투자와 기술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규제의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Inside KR에서는 해운 탈탄소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KR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합니다. 암모니아 엔진 배기 가스 후처리 시스템의 공동 개발과 육상 실증, 머신러닝 기반 연료 절감량 산정 방법에 대한 개념승인, 전기 하이브리드 선박 기술 검증과 친환경 선박 인증 성과, 암모니아 오수 관리 기준 및 질소산화물 저감 기술 대응 절차 개발 등은 모두 탈탄소 전환을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한 KR의 실질적인 노력입니다.

특히 KR은 새로운 IGC Code 개정 논의 과정에서 우리 조선·해운 산업이 실제 적용 과정에서 불필요한 혼란이나 부담을 겪지 않도록 기술적 논의를 주도했습니다. KR이 제안한 주요 사항들이 IMO 최종 승인안에 반영됨으로써, 국제 규정의 합리성과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국제 기준 형성 과정에서 산업계의 현실을 반영하고 기술적 리더십을 발휘한 중요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호를 위해 귀중한 원고와 통찰을 나누어 주신 모든 기고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해운 산업의 공정한 탈탄소 전환과 선원 교육훈련의 중요성을 짚어주신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두현욱 교수님, 그리고 디지털 기술과 자율운항이 탈탄소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주신 아비커스 임도형 대표님께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탈탄소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규제는 흔들릴 수 있고, 시장은 예측하기 어려우며, 기술의 선택지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합니다. 해운의 탈탄소는 이미 시작 되었고, 이제 중요한 것은 “언제 시작할 것인가”가 아니라 “지금 무엇을 실행할 것인가”입니다. 이번 호가 불확실한 규제 환경 속에서도 해운·조선 산업이 각자의 위치에서 준비해야 할 과제를 점검하고,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탈탄소 전략을 실행해 나가는 데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KR 친환경선박해양연구소장   송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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