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s

KR Decarbonization Magazine

VOL.12 | MARCH 2026

PILOT & POWER
PILOT으로 설계하는 탈탄소화 전략

KR 기술영업팀 김영호 수석검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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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불확실성의 순간’을 통과한 해운 산업

2025년 10월 런던에서 열린 IMO MEPC ES.2는 당초 기대와 달리 해운 산업의 탈탄소 로드맵에 중대한 불확실성을 남긴 채 마무리되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였던 IMO Net-Zero Framework(NZF)의 공식 채택은 결국 1년 연기로 결론 났다. 즉각적인 도입 대신, 포괄적인 글로벌 탈탄소 규제 프레임워크의 출범 시점이 최소 1년 뒤로 미뤄진 것이다.

NZF는 국제 해운 온실가스 감축 전략의 중기 핵심 조치로, 글로벌 연료 기준 설정과 배출량 가격 메커니즘 도입을 포함하는 중요한 제도이다. 그러나 MEPC ES.2에서는 이에 대한 회원국 간 입장 차이를 끝내 좁히지 못했고, 회의는 추가 논의를 전제로 종료되었다.

회의 과정은 매우 치열했다. 일부 회원국과 산업계는 규제의 예측 가능성과 일정의 확정을 요구했지만, 다른 일부는 제도의 경제적 영향, 도입 절차, 규제 부담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신중론을 펼쳤다. 그 결과 NZF 채택은 미뤄졌고, 당초 2027년 시행을 전제로 했던 로드맵 역시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이 결정은 단순한 일정 연기를 넘어선다. 해운 업계와 투자자 모두에게 규제 리스크의 확대와 불확실성의 구조화를 의미한다. 방향성은 공유되고 있지만, 속도와 강도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이다. MEPC ES.2 이후 해운 산업은 ‘규제가 강화될 것인가’가 아닌, ‘어떤 형태로, 언제, 얼마의 비용으로 다가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MEPC ES.2의 결과를 두고서는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일부에서는 ‘추가 논의 기회를 통해 합의를 보다 견고히 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신중론이 제기되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실망스러운 후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어떤 평가를 하든, 해운 산업이 탈탄소 규제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현실이 더욱 분명해졌다.


흔들리는 정치적 메시지, 그러나 변하지 않는 물리적 현실

이러한 불확실성은 IMO 논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같은 시기, 국제 사회에서는 탈탄소를 둘러싼 정치적 메시지의 진폭 역시 커지고 있다. 2025년 우리나라 경주에서 열린 APEC 회의에서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이른바 ‘Beautiful Clean Coal’ 발언은 그 상징적인 사례이다.

기후변화와 탈탄소 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정치적 시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일부 국가는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이유로 화석 연료의 역할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발언만 놓고 보면, 글로벌 탈탄소 흐름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적 언어와는 별개로, 자연의 반응은 명확하다. 지구 평균 기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다수의 과학적 분석은 파리기후협약이 제시한 1.5℃ 목표가 사실상 달성 불가능한 경로에 들어섰음을 지적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목표 달성 여부가 아니라, 기후 변화가 이미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기후 변화는 이념이나 정책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물리적 현상이다. 그리고 그 영향은 점점 더 구체적인 형태로 산업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 해운 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연료 선택, 선박 설계, 운항 방식, 심지어 선원 구성까지, 모든 요소가 탈탄소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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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 복합화: ‘하나의 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단일 규제로 정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거의 환경 규제는 비교적 단순 했다. 하나의 기준, 하나의 지표, 그리고 그에 맞춘 기술적 대응이 가능했다. 그러나 현재의 탈탄소 규제 환경은 전혀 다르다.

IMO 규제, EU 규제, 그리고 각 지역별 정책은 서로 다른 시간 축과 기준을 가지고 중첩된다. 어떤 선박은 IMO CII 대응이 가장 시급하고, 다른 선박은 EU ETS 비용이 더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 한다. 선령이 높은 선박과 신조선의 선택지는 다를 수밖에 없고, 선종과 항로에 따라서도 최적의 대응 전략은 크게 달라진다.

이제 업계가 직면한 질문은 명확하다. ‘어떤 기술이 가장 친환경적인가?’가 아니라, ‘우리에게 가장 현실적인 탈탄소 경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는 단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탈탄소 전략은 점점 선박별·선대별 맞춤형 전략의 성격을 띠게 되었고, 이는 곧 정교한 판단과 시나리오별 비교 분석을 전제로 한 단계적 접근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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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 전략의 필요성: 감이 아닌 계산의 시대

이러한 환경에서 탈탄소 전략이 어려운 이유는 분명하다. 그 효과와 비용이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기 때문이다. 오늘의 투자 결정은 10년, 20년 뒤의 비용 구조와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 과정에서 추상적인 친환경 이미지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무엇을 계산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를 어떻게 비교하고 해석해야 하는지에 있다. 규제는 복합적이고, 변수는 많으며, 하나의 가정만으로는 합리적인 판단에 도달 하기 어렵다. 결국 탈탄소 전략은 단일 해답을 찾는 문제가 아니라, 여러 가능한 선택지를 나란히 놓고 검토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최근 KR은 시나리오 플래닝, 컴플라이언스 비용 분석, 그리고 경로(Pathway) 기반 전략 수립이라는 접근법을 반영한 PILOT 플랫폼을 선보였다. PILOT은 특정 규제나 기술을 정답으로 제시하기보다, 서로 다른 가정과 조건을 동시에 놓고 비교·검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탈탄소를 결정의 문제가 아닌 관리의 문제로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춘 도구이다.

이 플랫폼의 구조 역시 이러한 관점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사용자는 먼저 여러 시나리오를 설정해 가정을 분리한다. 이후 각 시나리오별로 규제 노출과 비용 영향을 분석하고, 감축 옵션을 조합해 비용과 회수 기간을 비교하게 된다. 이러한 흐름은 탈탄소를 단발성 결단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조정해야 할 전략적 과정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이러한 맥락에서 PILOT은 연료나 기술을 선택해 주는 도구가 아니라, 규제·비용·시간을 동시에 다루는 의사결정 프레임이다.

PILOT Dashboard 화면, PILOT Dashboard 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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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탈탄소화 옵션 속에서, 핵심은 ‘선택’과 ‘조합’이다

탈탄소 논의가 막연하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선택지가 너무 많다. 대체 연료만 보더라도 LNG, 메탄올, 암모니아, 바이오 연료, e-fuel까지 이미 실증 단계 혹은 상용 도입 단계에 들어선 기술이 여럿이다. 여기에 에너지 절감 장치(ESD), 속도 저감 전략, 운항 최적화, 탄소 포집(OCCS)까지 더해지면, 하나의 선박에 적용 가능한 조합이 너무나 많아진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어떤 기술이 가장 친환경적인가?’라는 질문은 이제 큰 의미가 없다. 현실적인 질문은 오히려 이것이다. ‘우리 선박에, 우리 운항 조건에서, 이 기술을 언제 적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기술 자체가 아니라 시간, 비용, 규제의 상호작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같은 연료 전환이라도 선령이 5년 남은 선박과 20년 이상 남은 선박의 판단 기준은 완전히 다르다. 특정 연료가 2040년 이후에 본격적인 규제 혜택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 시점까지 선박이 존속하지 않는다면 투자의 의미는 크게 줄어든다.

이 지점에서 PILOT이 제공하는 접근 방식은 탈탄소 논의를 현실로 끌어내린다. PILOT은 특정기술을 ‘정답’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선박별, 선대별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그 시나리오 안에서 기술 옵션을 조합해 보는 구조를 제공한다. 즉, 기술을 단독으로 평가하지 않고, 규제 비용, 연료 비용, CAPEX, OPEX를 함께 놓고 비교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탈탄소 전략이란 결국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의사결정의 문제이며, PILOT은 그 의사결정을 위해 ‘계산의 언어’를 제공한다.


‘규제 대응 비용’을 처음으로 직면하는 순간

많은 선사들이 탈탄소를 체감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보고서 속 그래프가 아니라, 숫자로 표시된 규제 비용을 처음 마주할 때다. EU ETS 비용이 연도별로 누적되고, IMO 차원의 규제 비용이 새로운 형태의 부담으로 계산되기 시작하면, 탈탄소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순간부터 질문은 급격히 바뀐다. ’환경적으로 옳은가?’에서 ‘이 비용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로 말이다.

PILOT의 Compliance Assessment 단계가 가지는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선박별 GHG 배출량, CII 등급 변화, 그리고 그 결과로 발생하는 연도별 규제 비용을 가시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추상적인 논의를 ‘재무적 언어’로 번역한다.

중요한 점은, 이 비용이 고정값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연료 가격, 배출권 가격, 환율, 규제 강도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작용한다. PILOT은 이러한 변수를 사용자가 직접 조정해 보면서, ‘가정이 바뀌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계산 도구가 아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다루는 하나의 사고 실험 공간에 가깝다. 탈탄소 전략이 두렵게 다가오는 이유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가능한 미래를 나란히 놓고 비교할 수 있다면, 선택은 훨씬 현실적인 것이 된다.

규제비용 확인, Compliance Cost in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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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탄소 전략은 ‘경로(Pathway)’의 문제다

탈탄소를 단일 이벤트처럼 생각하면 전략은 실패하기 쉽다. 연료 전환을 한 번에 끝내거나, 특정 설비를 도입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 실제 탈탄소는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 경로(Pathway)에 가깝다.

초기에는 운항 개선과 속도 저감이 효과적일 수 있다. 중기에는 에너지 절감 장치나 일부 연료 블렌딩이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연료 전환이나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해질 수도 있다.

이러한 단계적 접근이 중요한 이유는 비용과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PILOT의 Pathway 개념은 바로 이러한 사고방식을 시스템에 구현한 것이다. 여러 감축 옵션을 시간 순서대로 조합하고, 그에 따른 누적 비용과 회수 기간을 비교함으로써, ‘가장 친환경적인 경로’가 아니라 ‘가장 감당 가능한 경로’를 찾도록 돕는다.

흥미로운 점은, 최적의 경로가 항상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연료 가격 가정이 달라지면 최적 경로도 달라지고, 배출권 가격이 상승하면 전략의 우선순위 역시 바뀐다. PILOT은 이러한 변화를 즉각적으로 반영하여, 전략이 고정되지 않고 살아 움직이도록 만든다. 이는 탈탄소 전략이 단발성 보고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어야 할 경영 전략임을 시사한다.

탈탄소 경로설정, Setting up Decarbonization Path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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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 선택에도 전략이 있다

PILOT은 각 선박의 예상 운항 종료 시점까지를 고려해, 여러 탈탄소 경로 가운데 경제적 관점에서 가장 유리한 경로를 계산해 제시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복잡한 선택지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으며, 이는 탈탄소 전략 수립의 출발점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PILOT이 제시하는 ‘최적 경로’는 비용이라는 명확한 기준에 따라 산출된 결과라는 점이다. 이는 복잡한 선택지를 정량적으로 비교하기 위한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이후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계산에 직접 반영되기 어려운 요소들, 예를 들면 적용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 운항상의 제약, 그리고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과 같은 사항을 함께 고려한다. 따라서 PILOT의 결과는 ‘결정을 대신해 주는 답’보다는 전략적 판단을 위한 기준선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예를 들어 예상 운항 종료 시점이 2045년인 선박의 경우, PILOT이 제시하는 탈탄소 경로 1위와 2위의 누적 비용 차이가 몇백만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면, 단순히 순위만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해당 경로가 실제 운항 환경과 선사의 전략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지점에서 전략은 숫자의 비교를 넘어, 경험과 전망을 반영한 판단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PILOT은 사용자가 다양한 가정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조정하고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지를 찾아가도록 돕는 의사결정 프레임에 가깝다.

예컨대 최근 신조 PCTC의 상당수가 LNG DF 사양으로 발주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PILOT에 반영하는 방식 역시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시나리오 설정 단계에서 LNG DF PCTC만을 선택한 뒤, GHG 감축 옵션 설정 과정에서 LNG DF 개조 항목의 CAPEX를 ‘0’으로 입력하면, 이미 확보된 사양을 전제로 보다 현실적인 경로 비교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세부 조정은 계산 결과를 실제 의사결정에 한 걸음 더 가깝게 만든다.

결국 중요한 것은, PILOT이 제공하는 계산 결과 위에 사용자의 경험과 판단을 ‘어떻게 얹을 것인가’ 이다. 숫자는 방향을 제시해 주지만, 전략은 그 숫자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완성된다. 경로 선택에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은, 바로 이 지점을 의미한다.

경로별 비용계산 결과, Cost of each Pathw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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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지는 각자의 전략이다

MEPC ES.2 이후의 논의에서 확인했듯, 해운 산업을 둘러싼 탈탄소의 방향은 때로 흔들리는 것처럼 보인다. 규제의 속도와 방식은 유동적이고, 정치적 메시지와 기술적 현실 사이의 간극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방향성 자체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문제는 그 방향을 어떻게 따라갈 것인가이다. 누군가는 빠른 전환을 선택할 것이고, 누군가는 단계적 접근을 택할 것이다. 그 선택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사정과 조건에 맞는지의 문제이다.

그러한 선택을 감이 아니라 계산으로, 선언이 아니라 전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해 줄 사고의 틀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탈탄소는 단일 기술이나 단기 결단의 문제가 아니라, 규제, 비용, 시간을 함께 고려하며 관리해야 할 장기적인 의사결정의 과정이다.

PILOT은 바로 그 지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모든 답을 대신 제시하지는 않지만, 각자의 상황에 맞는 질문을 던지고, 서로 다른 선택지를 비교하며, 변화하는 조건 속에서 전략을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탈탄소의 여정은 길고 복잡하지만, 혼자서 감당해야 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맞춤형 탈탄소 전략을 설계하고, 그 여정을 함께 관리하고자 한다면, 이제는 PILOT과 함께 고민해 볼 시점이다.

시나리오 내 선박의 탈탄소 전략 계획표, Decarbonization Strategy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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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 & POWER
POWER: 데이터 기반 탈탄소 의사결정의 출발점

KR 선박해양기술팀 김민수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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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왜 지금이 ‘판단의 출발점’인가?

해운 산업에서 탈탄소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선사들은 CII, IMO Net-Zero Framework(NZF) 같은 친환경 규제의 파도를 넘기 위해 치열하게 전략을 구상한다.

하지만 모든 전략은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되어야 하며, 이때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동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데이터’다. 선박마다 센서 수준이 다르고 데이터 품질은 들쭉날쭉하다. 그렇다고 모든 선단에서 실시간 고품질 데이터를 구축하기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앞을 가로막는다.

POWER는 이 냉혹한 현실에서 출발한다. 완벽한 데이터를 마냥 기다리는 대신, 이미 검증된 데이터를 활용해 탈탄소 시대를 향한 가장 현실적인 ‘첫 나침반’을 제시한다.


데이터 독립 선언: 선사의 부담을 혁신으로 바꾸다

기존 분석 플랫폼은 선사에게 상세 운항 데이터를 요구한다. 이는 선사 입장에서 업무 부담과 민감한 정보 유출이라는 보안상 우려를 키울 수 있다. POWER는 이러한 구조를 뒤집었다. 선사의 개별 데이터 없이도, KR이 독립적으로 검증한 공인 데이터만 쓴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거 상황을 재현하고 거시적으로 비교 분석함으로써 즉시 선대 현황 파악을 가능하게 해준다.

Main Dash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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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S 기반 운항 이력: 행동 패턴 속에 숨겨진 ‘체질’을 읽다

탈탄소 분석의 핵심은 ‘선박이 어떻게 운항 되었나’를 다루는 것이다. POWER는 선박의 위치 정보를 담은 AIS(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를 기반으로 한다.


· 단순 위치 추적이 아닌, 시간대별 항적 재구성

· 주요 해역, 구간별 속도 분포, 항해·적재 상태별 경향 추출

· 반복 패턴 중심(단기 이벤트 무시)으로 선박의 ‘운항 체질’ 파악


Operational Character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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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5의 결합: 환경이라는 변수를 통제된 설명 변수로

선박 운항 이력만 가지고 연료 소모량을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같은 항로·속도라도 겨울 맞바람과 여름 잔잔한 바다에서의 연료 소모는 완전히 다르다. POWER는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의 글로벌 기후 재분석 데이터 ERA5를 AIS와 결합한다. 과거 항적 위치에 풍향·풍속· 파고·수온 등 환경 조건을 매칭하고 환경 데이터를 ‘설명 변수’로 활용하여, 효율성 변화의 원인이 운항 패턴인지, 혹은 환경에 의한 불가항력인지를 객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AIS + We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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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O DCS: 검증된 수치로 완성하는 분석의 완결성

선박 운항 성능 분석의 마지막 퍼즐은 신뢰성이다. POWER는 KR이 검증하는 공인 데이터인 IMO DCS를 분석의 기준점으로 삼는다. 연간 단위로 집계된 이 공인 데이터는 선박의 실제 연료 소비와 배출 수준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객관적 지표이다.

여기에 AIS 기반의 운항 패턴과 ERA5의 환경 조건 분석 결과를 정교하게 결합해 비로소 ‘왜 그런 배출 결과가 나왔는가’에 대한 입체적인 해석이 완성된다. 단순한 연간 배출 결과를 운항적·환경적 맥락 속에서 다각도로 풀이함으로써, 선박 관리자에게 즉각적인 실행이 가능한 실질적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Fuel Consum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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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가장 현실적인 탈탄소의 첫걸음

POWER의 핵심 가치는 데이터 기반의 선박 운항 성능 분석의 명확성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가의 센서 설치 의사 결정을 진행하기 앞서, 현재 선사가 보유하고 있는 공인된 데이터로부터 선대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이 탈탄소의 기초 출발점이다. 데이터 수집으로부터 지식 및 정보를 획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대 운용의 전략적 판단을 통해 해운 탈탄소 전환기의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선대 운항 분석 프레임워크를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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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연료 시리즈 Ⅱ
선박용 바이오 연료 혼합유의 안전한 사용:
연료 품질 이슈와 현장 운용 경험에서 얻은 교훈

KR 기관규칙개발팀 하승만 수석 &
VISWA GROUP, R&D Manager Sara Reza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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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연료 시리즈 이번 호에서는 연료유 분석 전문 업체인 *VISWA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바이오 연료의 품질 특성과 운용상 고려 사항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 The Viswa Group은 1991년에 설립되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해상 연료 시험 및 검사 기관이다.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여 다양한 산업을 지원하는 다분야 실험실 네트워크로 발전하였으며, 잔사유(벙커유), 증류유(가스오일), 연료 첨가제, 윤활유, 그리스, 평형수(Ballast Water) 및 환경 시험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미국, 영국, 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 인도, 중국 등 주요 거점에 실험실을 운영하며, 해운 산업을 대상으로 시험, 자문 및 기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시장 동향: 선박 연료 내 바이오 연료 혼합 현황

· VISWA 시험에서 관찰된 바이오 연료 및 바이오디젤 혼합 연료 개요 (예: B24의 높은 비중)

· 잔사유(Residual) 기반 바이오 연료 혼합유와 증류유(Distillate) 기반 바이오 연료 혼합유 비교

· 초기 도입 단계에서의 혼합 연료 사용이 갖는 실무적 시사점


최근 해운에서는 잔사유 또는 증류유에 바이오 연료를 혼합한 연료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2024년 IMO DCS 자료에 따르면, 보고된 바이오 연료 사용량은 약 122만톤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23년 39만톤 대비 약 세 배 증가한 수치로, 선박 연료 내 바이오 연료 사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MEPC 84/6/1 Report of fuel oil consumption data submitted to the IMO Ship Fuel Oil Consumption Database in GISIS (Reporting year: 2024)

2024년 5,000톤 이상 선박이 소모한 연간 총 연료 사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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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VISWA에서 시험된 연료 중 약 1%가 바로 바이오 연료로, 이 중 57%는 바이오-잔사유, 43%는 바이오-증류유로 분류되었다.

다음의 그림은 바이오-증류유 및 바이오-잔사유의 종류별 사용 비율을 보여준다. 바이오-증류유에서는 B30이 가장 우세한 등급이었으며, 바이오-잔사유에서는 B24가 가장 일반적으로 관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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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표는 바이오-증류유와 바이오-잔사유의 특성 차이를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바이오-잔사유의 품질은 VLSFO와 유사하며, 평균 점도, 밀도 및 미소탄소잔류물(MCR)은 더 낮은 수준을 나타낸다. 바이오-증류유의 품질은 MGO와 매우 유사하다.

바이오-증류유 및 바이오-잔사유 특성 비교

Parameter Unit Bio-distillate Bio-residual
Min Max Avg Max Min Avg
Density at 15 deg C kg/m³ 786.1 885.5 862.3 866.0 990.0 939.7
Viscosity at 40 deg C cSt 2.3 6.9 3.9 - - -
Viscosity at 50 deg C cSt - - - 10.4 297.7 50.9
Upper Pour Point C -6 12 -2 -18 33 13
Water vol% 0 0.18 0.01 0.03 0.90 0.19
Micro Carbon Residue mass% 0 3.66 0.02 0.21 18.12 6.21
Sulfur mass% 0.001 0.190 0.048 0.03 3.49 0.68
Total sediment Potential mass% 0 0.05 0 0.01 0.26 0.02
Ash content mass% 0 0.005 0.003 0.001 0.071 0.015
Aluminum (Al) mg/kg <1 2 <1 <1 78 8
Vanadium (V) mg/kg <1 5 <1 <1 135 19
Sodium (Na) mg/kg <1 17 <1 <1 77 13
Silicon (Si) mg/kg <1 4 <1 <1 70 8
Aluminum + Silicon (Al+Si) mg/kg <1 4 <1 <1 148 16
Magnesium (Mg) mg/kg <1 3 <1 <1 8 1
Calcium (Ca) mg/kg <1 7 <1 <1 95 11
Phosphorus (P) mg/kg <1 4 <1 <1 15 1
Iron (FE) mg/kg <1 7 <1 <1 81 11
Lead (PB) mg/kg <1 3 <1 <1 6 <1
Nickel (Ni) mg/kg <1 3 <1 <1 43 10
Zinc (Zn) mg/kg <1 2 <1 <1 69 1
Potassium (K) mg/kg <1 9 <1 <1 168 4
CCAI No unit - - - 772 873 828
Acid number mg KOH/g <0.01 0.92 0.10 0.01 2.05 0.53

바이오-증류유 및 바이오-잔사유 특성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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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발열량(Net Heat of Combustion) 측면에서, B30 혼합유는 최대 5.3%, B100은 약 8.4%의 발열량 감소를 보였으며, 이는 VLSFO 평균 발열량(41.6 MJ/kg) 대비 값이다.

시험 결과 규격 외(Off-Spec.) 항목 중에서는, 바이오-증류유와 바이오-잔사유 모두에서 유동점(Pour Point)이 가장 빈번한 규격 이탈 항목으로 확인됐다.

운용 관점에서 볼 때, 현재까지 보고된 문제 사례의 수는 제한적인 수준이다. ISO 8217:2024에서 정의된 기준과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의 경우, 일부 운용상 고려 사항이 반영된다면 전반적으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바이오 연료 사용 초기에는 기계 적합성과 연료 품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후 대부분의 원제조사(OEM)는 해당 기계의 바이오 연료 적합성에 관한 상세 지침을 발행하고 있다. 연료 품질 측면에서는 ISO 8217:2024가 발행되었으며, 여기에는 바이오-증류유(Table 1)와 바이오-잔사유(Table 3)를 위한 두 개의 추가 표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CIMAC은 바이오 연료 혼합유 사용에 대한 지침서인 ’Fuels | ISO 8217:2024 – Marine fuels containing FAME: A guideline for shipowners & operators’를 발간한 바 있다.

바이오 연료 도입 초기에는 운용 경험 부족으로 인해, 다음의 그림과 같이 청정기 내 슬러지 형성이나 필터 막힘 빈도가 증가하는 문제가 일부 발생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대체로 단기간 내에 해소되었다. 바이오디젤 혼합유는 높은 용해력(Solvent Effect)을 가지며, 연료탱크 바닥에 축적되어 있던 슬러지를 용해 및 이동시켜 청정기 및 필터로 유입시킬 수 있다. 관찰된 문제는 수일 내에 해소되었으며, 이는 바이오 디젤 성분의 용해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총 침전 가능성(Total Sediment Potential)이 0.02%인 바이오 잔사유(B30)를 사용한 경우, 바이오연료 혼합물 사용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정제기(purifier) 내부에서 연성 슬러지(soft sludge) 축적이 관찰되었다."

총 침전물 잠재량이 0.02%인 바이오-잔사유(B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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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경험: 현재까지 문제 사례의 제한

· 현재까지 보고된 문제 사례는 전반적으로 제한적임

· 기계 적합성 확인, 연료탱크 세정, 청정기(Purifier) 설정 조정이 중요

· 기본적인 예방 조치가 이루어질 경우, 바이오디젤 혼합유는 안전하게 운용 가능함


운전 관점에서 볼 때, 현재까지 보고된 사고 사례는 비교적 적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바이오디젤 혼합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은 적절한 운용 조치가 이행되는 경우 중대한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GCMD(The Global Centre for Maritime Decarbonisation)의 *Project LOTUS에 따르면, 6개월 동안 PCTC 선에서 B24 바이오 연료를 연속 사용한 실증 시험을 통해, 바이오디젤이 엔진 성능, 연료 공급 시스템, 선박 안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OEM 기준을 초과하는 마모나 슬러지 축적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연료 품질도 국제 규격 내에서 유지되었다. 특히 해당 시험 결과는 운항 비용 증가 없이 기존 연료 시스템에 바이오 연료를 통합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바이오 연료가 단기 탈탄소 전환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즉시 적용 가능 연료’임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 또한 B24 혼합 연료는 6개월 저장 후 산가가 2.5배 증가했으나 ISO 8217 규격 범위 내였으며, 미생물 증식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주요 고려 사항으로는 바이오디젤 혼합유에 대한 엔진 및 설비의 적합성 확인, 선내 연료유 시스템에 사용 중인 재질과 바이오디젤 간의 재료 적합성 평가, 바이오디젤 제품으로 전환하기 전 연료탱크 세정 수행, 그리고 연료 특성에 부합하는 청정기 설정의 최적화가 포함된다. 이러한 사항에 대한 상세 지침은 CIMAC WG 7에서 발간한 ‘Fuels | ISO 8217:2024 – Marine fuels containing FAME: A guideline for shipowners & operators’에 수록되어 있다.

운용 경험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으나, 바이오-잔사유 및 바이오-증류유 혼합유 사용과 관련된 일부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잠재적 우려 사항과 운용 문제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은 다음의 표에 정리되어 있다.

*https://gcformd.org/gcmds-project-lotus-confirms-long-term-operational-feasibility-of-b24-biofuel-blend-in-vessels/

바이오 연료 관련 잠재적 문제 및 권장 조치

연료 유형 문제 설명 권장 조치
바이오-잔사유 및 바이오-증류유 부식 바이오디젤은 흡습성이 있어 주변 환경으로부터 수분을 흡수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분 축적은 가수분해 및 유기산 생성을 촉진하여 금속 부품의 부식 위험을 증가시키고 유지보수 요구를 높일 수 있음
적절한 관리 및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저장탱크 및 연료 계통으로의 수분 유입을 최소화함
수분 함량이 높은 경우 청정기 효율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바이오 연료 특성에 맞게 모든 청정기 설정이 적절히 조정되었는지 청정기 제조사에 확인해야 함
바이오-잔사유 및 바이오-증류유 산화안정성 서로 다른 원료에서 생산된 바이오디젤은 포화·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상이함
불포화도가 높을수록 산화에 취약하며, 이는 시간 경과에 따른 슬러지 형성과 연료 열화를 초래할 수 있음
또한 산화 과정에서 에스터가 지방산으로 전환되어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음
선내 장기 저장을 피하고, 장기 저장이 불가피하면 주기적으로 연료를 재시험하여 사용 전 규격 충족 여부를 확인해야 함
바이오-증류유 미생물 오염 바이오디젤 혼합유는 일반 디젤 보다 더 많은 수분을 용해할 수 있어 미생물 증식에 유리한 환경을 형성하므로 연료 열화, 바이오 오염 및 필터·분사계통 막힘을 유발할 수 있음 연료 청정도 관리와 함께 정기 점검을 실시하고 예방 정비 절차를 적용해야 함
바이오-증류유 저온 유동성 불량 특정 원료에서 생산된 바이오 디젤은 일반 증류유보다 높은 혼탁점 및 유동점을 보일 수 있음
한랭 해역에서는 탱크 가열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겔화 또는 유동 제한이 발생할 수 있음
운항 해역에 적합한 연료 등급 선택 및 필요 시 탱크 및 연료 계통 가열 설비를 확보, 혼탁점(Cloud Point) 및 CFPP 시험을 통해 저온 유동 특성을 평가해야 함

바이오 연료 관련 잠재적 문제 및 권장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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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연료에서 확인해야 할 핵심 시험 항목

· FAME 함량

본 시험은 연료 내 FAME(Fatty Acid Methyl Ester) 함량이 지정된 연료 등급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예상치보다 낮은 FAME 함량은 오염 가능성을 시사하며, 선내에서 해당 연료를 사용할 경우 기기 운전상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 에너지 함량(순발열량, Net Heat of Combustion)

총발열량과 순발열량은 일반적으로 계산값을 사용하며, 이는 기존의 화석 연료에는 적합하다. 그러나 바이오 연료 또는 바이오 연료 혼합유의 경우 분자 구조 내에 산소를 포함하고 있어 계산된 발열량의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에 따라 ISO 8217:2024는 ASTM D240에 따른 순발열량의 실측을 명시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 값은 엔진의 정확한 보정(Calibration)을 통해 효율적인 운전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며, 벙커링 시 필요한 바이오 연료 혼합유 물량을 산정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다음의 그래프와 같이 VISWA 데이터에 따르면, B30 등급 연료의 경우 원소 조성으로 추정 및 계산된 순발열량과 실측값 간 최대 5.6%, B100 등급 연료의 경우 최대 13.9%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계산된 발열량에 의존하기보다는 실제 에너지 함량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B30 및 B100 연료의 순발열량 비교(계산값 대비 실측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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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화 안정성

산화 안정성은 바이오디젤 품질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식물성 기름에서 유래한 성분이 많이 포함될수록 공기 중 산소와의 반응이 커져 연료가 더 빨리 변질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초기에는 과산화물이 생성되고, 이후 알데하이드, 알코올, 저분자 산, 그리고 점성이 높은 찌꺼기 성분으로 이어지면서 연료 품질이 저하된다. 현재 산화 안정성은 바이오-증류유를 대상으로 측정 가능한 시험 항목으로 관리되고 있다.


· ISO 8217 추가 시험 - 실제 중요 사항

새로운 유형의 바이오 연료가 시장에 도입됨에 따라, 적용 적합성과 연료 특성 평가를 위해 추가 시험이 필요할 수 있다. VISWA의 경험에 따르면, 혼합에 사용되는 바이오디젤이 ISO 8217:2024에서 인용한 ASTM D6751 또는 EN 14214를 충족하는 경우, ISO 8217:2024의 표 1 및 표 3 에 명시된 시험 항목만으로도 연료 품질 평가는 대체로 충분하다. 이 중에서도 FAME 함량, 에너지 함량, 산화 안정성은 바이오디젤 연료에서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규격 외(Off-Spec.) 바이오디젤, CNSL(Cashew Nut Shell Liquid) 혼합유, 열분해(Pyrolysis) 연료 등과 같은 신규 또는 비전통적 바이오 연료가 도입되는 경우에는, 연료 특성과 운용 리스크를 적절히 평가하기 위해 추가 시험이 필요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권장 추가 시험 항목은 다음의 표에 요약되어 있다.

바이오 연료 관련 권장 추가 시험 항목

시험 항목 적용 대상 목적 적용 시점
GC-MS 분석 바이오-증류유 및 바이오-잔사유 연료 혼합물 내 자유지방산 (FFA)및 글리세린의 농도를 분석
해당 성분의 농도가 높을 경우 연료 안정성 저하, 부식 위험 증가, 필터 막힘 및 연료계통 구성품 열화를 유발
신규 바이오 연료 사용 시, 특히 혼합에 사용 된 FAME의 품질증명서 (COQ)가 없는 경우
규격 외(Off-Spec.) 바이오 연료 또는 비전통적 원료(예: CNSL, 타이어열분해유)에서 유래한 연료의 경우
FAME 함량이 BDN 사양과 일치하지 않거나, 혼합유 사용 중 운용 문제가 관찰될 경우
부식성-강재 부식 시험 바이오-증류유 및 바이오-잔사유 수분 존재 조건에서 연료와 강재 구성품 간의 적합성을 평가하고, 저장 및 운전 중부식 또는 재질 손상 가능성을 평가 규격 외 바이오 연료 또는 비전통적 원료에서 유래한 연료의 경우
GC-MS 분석 결과 자유지방산 함량 증가가 확인된 경우
혼합유 사용 중 운용 문제가 관찰될 경우
미생물 오염 시험 바이오-증류유 바이오디젤의 흡습성과 수분 증가로 인해 발생하기 쉬운 미생물 증식 여부를 평가
미생물 오염은 연료 열화, 바이오 오염, 필터 또는 분사기 막힘을 초래
외부 수분 오염 위험이 있는 경우
연료가 3개월 이상 저장된 경우
수분 함량이 규격 외인 경우
악취, 필터 막힘, 연료 유량 감소 또는 부식 징후가 관찰될 경우
요오드가 (Iodine Value) 바이오-증류유 바이오디젤의 불포화도를 나타내는 지표
요오드가가 높을수록 산화에 취약하며, 저장 중 검(gum), 산, 침전물 형성을 유발
FAME COQ가 없는 신규 바이오 연료배치의 경우
규격 외 바이오 연료의 경우
산가가 높거나 GC-MS 산 분석에서 자유지방산 증가가 확인된 경우
혼합유 사용 중 운용 문제가 관찰될 경우

바이오 연료 관련 운용 문제 사례

2024년 이후, Viswa는 바이오 연료 혼합유를 사용하는 여러 선박으로부터 운용 문제에 대한 보고가 접수된바 있다. 본 기고문에서는 그중 5건의 사례를 제시한다. 이 중 4개 시료(Bio-residual Case 1 및 Case 2, Bio-distillate Case 1 및 Case 3)는 ISO 8217:2017 규격을 충족하였으나, 실측된 FAME 함량은 BDN상의 바이오 연료 함량과 일치하지 않았다.

바이오 연료 관련 권장 추가 시험 항목

바이오 연료 시료 등급
(BDN 기준)
FAME 함량 (%)
(ASTM D7963 / EN 1078 기준)
보고된 문제 원인
Bio-residual
(Case 1)
B100 39 필터 막힘 및 연료펌프 고착 카르다놀 (Cardanol, CNSL) 존재
Bio-residual
(Case 2)
B30 11 필터 막힘 다양한 종류의 글리세라이드 존재
Bio-distillate
(Case 1)
B24 10 연료펌프 누설 원인 미확인
Bio-distillate
(Case 2)
B24 4 연료펌프 문제, 고착-부식 및 마모 자유지방산 고농도 (4 % 초과)
Bio-distillate
(Case 3)
CNSL + MGO 혼합(B30) - 씰 구성품 파손, 연료펌프 마모 CNSL 존재

* 시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CNSL이 존재하며, 일부는 현재 시험(Trial) 단계에 있음

Bio-residual(Case 1)은 B100 등급으로 보고되었으나, 실측 FAME 함량은 39%에 불과하였다. GC-MS 분석 결과, 해당 시료에서 CNSL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해당 연료는 CNSL 혼합유로 공급된 것이 아니었으며, 그 결과 연료펌프 고착과 필터 막힘이 발생하였다.

Bio-residual (Case 2)는 B30 혼합유로 보고되었으나, 규격 외(Off-Spec.) FAME 혼합유로 판명되었다. 초기 시험에서 FAME 함량은 11%에 불과했으며, 추가 GC-MS 분석 결과 글리세라이드 농도가 5%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산업계에서는 이러한 규격 외 연료의 적용 가능성과 운용 영향을 조사 중이다. 필터 막힘의 원인이 된 물질에 대한 추가 분석 결과, 해당 물질은 90 °C에서 다시 연료 내로 용해되는 특성을 보였다.

이들 사례에서 도출된 교훈은 FAME 함량의 정확한 확인이 바이오 연료 혼합유에서 매우 중요한 시험 항목이라는 점이다. 이는 지정된 연료 등급과의 적합성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또한 FAME 이외의 원료에서 유래한 신규 바이오 연료를 사용할 경우에는, 본격적인 적용에 앞서 상세 시험과 선내 사전 실증 시운전이 수행되어야 한다.

한편, Bio-distillate (Case 2)의 경우 ISO 8217에서 규정하는 산가 한계치(2.5 mg KOH/g)를 크게 초과하여, 20 mg KOH/g의 산가를 기록한 사례이다. 그러나 해당 연료의 FAME 함량은 4%에 불과하였다. 추가적인 GC-MS 분석 결과, 고농도의 *자유지방산(Free Fatty Acids)오염이 확인되었다.

* 생산 과정에서 바이오디젤(FAME)로 전환되지 않았거나 열화로 생성된 산성 지방산으로, 이는 연료의 산가(acid number)를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연료 시스템 구성품의 산화 및/또는 부식을 유발

구리 부식 시험 결과는 1a 등급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연료에 노출된 구리 시편에서 변색이나 부식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반면, ASTM D665에 따라 수행된 강재 부식 시험에서는 다음 그림과 같이 강재 시편이 완전히 산화된 상태로 확인되었다. 이는 해당 시료에서 매우 높은 산가와 자유지방산 농도가 확인된 점을 고려할 때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과이다.

ASTM D665에 따라 수행된 Bio-distillate 2의 강재 부식 시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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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시편은 기준 상태의 외관을 나타내며, 좌측 시편은 연료와 접촉한 이후의 강재 상태를 보여준다.

Bio-distillate (Case 3)은 CNSL을 MGO와 30% 비율로 혼합한 연료였다. 이 시료는 씰(seal) 열화 및 구성품 손상을 유발하였다. CNSL에는 경우에 따라 아니카르딕산(anacardic acid)을 포함한 페놀계 화합물이 고농도로 존재할 수 있으므로, CNSL 함유 연료 사용 시 선내 시스템 및 씰(Seal) 재질의 적합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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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사점과 향후 방향

바이오 연료 혼합유는 적절한 연료 품질 관리와 운용상 예방 조치가 병행될 경우, 기존 선박 연료 시스템에서 안전하고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대안 연료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의 실증 사례와 현장 운용 경험은 바이오 연료가 단기적인 탈탄소 전환 수단으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바이오 연료의 이용 가능성 및 안정적인 공급 측면에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는 점 또한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바이오 연료의 원료 다양성 확대와 신규·비전통적 연료의 시장 유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연료 품질 특성에 대한 이해와 최신 운용 사례의 공유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KR은 연료유 분석 전문기관인 VISWA와의 협력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축적되는 시험 결과와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 연료 관련 품질 이슈 및 운용상 유의 사항에 대한 최신 정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해운선사, 조선소 및 관련 산업계가 바이오 연료를 보다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참고자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국제 해운의 실질적인 탈탄소 이행을 지원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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