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KR Decarbonization Magazine

VOL.12 | MARCH 2026

Editor's
Note


불확실성의 시대, 탈탄소 전략은 ‘지금 무엇을 실행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최근 국제 정세는 해운 산업에 또 다른 불확실성을 던지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은 에너지 시장과 해상 물류 흐름에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해운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책 환경 역시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해 IMO에서 논의된 IMO Net-Zero Framework(NZF)의 채택은 결국 1년 연기되었으며, 오는 11월 Extraordinary Session에서 다시 채택 여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제도의 구조와 적용 방식이 유지될 수도, 수정되거나 조정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해운 산업이 직면한 친환경 규제의 불확실성을 한층 더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IMO의 2050 Net-Zero 목표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정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물리적 현실입니다. 지구 온난화는 여전히 가속되고 있으며, 규제 논의가 잠시 정체되어 있는 동안에도 시장은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화주들은 공급망 전반의 Scope 3 온실 가스 배출 감축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선사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해운 산업이 직면한 질문은 더 이상 “언제 탈탄소를 시작할 것인가”가 아닙니다. 이미 시작된 변화 속에서 “지금 무엇을 실행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KR Decarbonization Magazine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이번 호의 Insights에서는 PILOTPOWER 플랫폼을 통해 탈탄소 전략을 보다 현실적인 의사결정의 영역으로 전환하는 접근을 소개합니다. 규제, 연료 가격, 투자 비용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환경에서 탈탄소 전략은 더 이상 단순한 기술 선택의 문제를 넘어 시나리오 기반 전략 설계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PILOT은 선박과 선대의 특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탈탄소 경로(Pathway)를 설정하고, 각 경로에 따른 규제 노출, 연료 비용, 투자 비용 등을 시나리오 기반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탈탄소 전략을 단일 기술 선택이 아닌, 다양한 옵션을 비교하며 현실적인 의사결정을 내려가는 과정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POWER는 검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박 효율 향상을 위한 다양한 개선 방향을 제시합니다. 선박 관리 측면에서는 기술적 성능 향상을 위한 관리 전략을, 운항 측면에서는 최적 운항을 통한 효율 개선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선대 운영의 실질적인 개선 방향을 지원합니다.

이어지는 바이오 연료 시리즈 II에서는 현재 해운 산업에서 가장 현실적인 전환 옵션 중 하나로 주목받는 바이오 연료 혼합유의 품질 특성과 운용 경험을 살펴봅니다. 실제 시험 결과와 현장 사례를 통해, 단기적 감축 수단으로서 바이오 연료가 갖는 가능성과 함께 운용 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소개합니다.

이번 호의 인터뷰에서는 해운 탈탄소 전환이 점차 산업 전체의 협력 구조 속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첫 번째 인터뷰에서는 Wallenius Wilhelmsen의 GHG Manager Mr. Sakurai Yasuyuki와 함께 Ro-Ro 산업의 탈탄소 전략을 살펴봅니다. 컨테이너 산업에서는 이미 ‘Clean Cargo Working Group(CCWG)’ 을 통해 화주와 선사가 탄소 배출 데이터를 공유하고 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한편 ‘Global Ro-Ro Community(GRC)’ 역시 PCTC 산업의 특성에 맞는 GHG Intensity 산정 방식 개발을 통해 화주들이 요구하는 Scope 3 배출량을 보다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론을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뷰에서 사쿠라이 매니저는 GHG 감축은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선사와 화주, 그리고 산업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가능한 목표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탈탄소 전환은 경쟁의 영역이 아니라 협력의 영역이며, 이러한 공동의 노력이야말로 해운 산업이 Scope 3 요구에 대응하는 중요한 방향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번째 인터뷰에서는 Amogy의 우성훈 대표와 함께 암모니아 기반 에너지 기술의 가능성을 조명합니다. 암모니아는 장기적으로 해운 산업의 주요 무탄소 연료 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번 인터뷰에서는 실제 기술 개발 현황과 상용화 전망, 그리고 해운 산업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함께 소개합니다. 특히 에너지 기술 기업과 해운 산업 간 협력이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Regulatory Updates에서는 IMO와 EU의 변화하고 있는 국제 규제 동향을 정리하여,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책 환경과 향후 전망을 사실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또한 이번 호의 Inside KR에서는 해운 탈탄소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KR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합니다. KR은 금양상선과 함께 전기 하이브리드 추진선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선사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디지털 플랫폼 PILOT·POWER를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글로벌 Ro-Ro 커뮤니티 총회 개최, 해운사와의 디지털·친환경 기술 협력, 하이브리드 배터리 운용 기술에 대한 개념 승인 수여 등 다양한 협력 활동을 통해 해운 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이번 호 인터뷰에 귀중한 의견을 나누어 주신 사쿠라이 매니저와 우성훈 대표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탈탄소의 여정은 길고 복잡합니다. 정책은 때로 흔들리고, 시장은 빠르게 변하며, 기술의 선택지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분명합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언제 시작할 것 인가가 아니라, 지금 무엇을 실행할 것인가입니다. 이번 호가 해운 산업이 각자의 현실에 맞는 탈탄소 전략을 고민하고, 그 여정을 한 걸음씩 실행해 나가는 데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KR 친환경선박해양연구소장   송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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